중국이 다시 시작된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환율과 농산물을 무기화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거의 모든 중국산에 고관세를 매기겠다고 다시 위협하자 중국은 장기전에 돌입하는 모양새다. 

중국 정부는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위안화를 무기화한다는 강력한 신호를 발산했다. 5일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7위안을 상향 돌파했다. 중국 정부가 비공식적으로 지지한다고 시장이 여겼던 7위안이 무너진 것이다. 

5일 오후 12시 16분 기준 위안화 환율은 달러 대비 1.2% 급등한 7.0275위안으로 움직였다. 역내 위안화 시장에서 환율이 7위안을 넘긴 것은 세계 금융위기가 일었던 2008년 3월 이후 11년 5개월만에 처음이다.

인민은행은 이날 오전 10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을 전장 대비 0.33% 올린 6.9225위안으로 고시했다. 고시환율이 6.9위안을 넘긴 것은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이다. 

래리 후 맥쿼리증권 중국경제 본부장은 위안화 환율과 관련해 "7(위안) 붕괴('포치'-破七)는 여러 가지 변수들이 작용한 것이다. 무역전쟁이 격화하고 중국 경제는 약화하며 인민은행이 위안화의 변동성 확대를 기꺼이 허용할 것"이라며 "인민은행이 미지의 영역으로 발을 들였고 이제 시장 기대를 신중하게 관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은 미국 농산물 수입의 전략적 의미를 아는 만큼 이를 이미 무역협상에서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국유기업들에 미국 농산물에 대한 수입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블룸버그 소식통들은 이들 농업 기업이 미국산 농산물의 수입을 멈추고 무역협상이 어떻게 진전되는지 관망하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산 농산물의 중국 수출이 불발됐다는 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바로 대중 추가관세를 지시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소식통들을 인용해 4일 보도했다. 

라보방크의 마이클 에브리 아시아금융시장 본부장은 "최악의 시나리오 중 하나"라며 "금융시장에 매도세가 먼저 불어 닥치면 트럼프의 분노와 화염이 나타나고 상황은 악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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