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결국 환율전쟁으로 확전됐다.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내려 미국의 관세를 무력화했고 미국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즉각 지정했다. 환율조작국 지정으로 중국은 경쟁적 우위를 상실할 수 있다. 미중 갈등이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대혼란에 빠지는 모양새다. 

뉴욕증시의 3대지수 선물은 6일 일제히 급락세를 연출하고 있다. 

우리시간으로 6일 오전 9시 기준 다우지수 선물은 전장대비 508포인트 내려 6일 뉴욕개장 630포인트 손실을 가리켰다. 5일 낙폭 767포인트까지 합하면 이틀 동안 1300포인트 넘게 떨어지는 것이다. 5일에도 뉴욕증시는 3%대로 폭락해 올 들어 최대 낙폭을 나타냈다. 

미국 재무부가 중국 금융시장의 개장 직전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 재무부는 성명을 통해 "스티븐 므누신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권한으로 중국이 환율 조작국이라는 것을 오늘 결정했다"고 밝혔다. 므누신 장관은 중국의 최근 행동으로 만들어진 중국의 불공정한 경쟁 우위를 제거하기 위해 국제통화기금(IMF)과 관여할(engage) 것이라고 강조했다.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면 미국은 해당 국가에 대해 환율 저평가 및 지나친 무역흑자 시정을 요구하게 된다. 그러나 1년이 지나도 개선되지 않을 경우 해당국에 대한 미국 기업의 투자 제한, 해당국 기업의 미 연방정부 조달계약 체결 제한, 국제통화기금(IMF)에 추가적인 감시 요청 등의 구체적인 제재 조치에 나설 수 있다. 

므누신 장관은 "최근 중국이 자국 통화 가치를 떨어뜨리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했다"면서 "중국이 외환시장에서 지속적이고 큰 규모의 개입을 통해 통화가치 절하를 용이하게 해온 오랜 역사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것은 중국이 위안화 절하를 용인했기 때문이다. 

중국시간 기준 5일 오전 인민은행은 달러-위안 기준환율을 6.9225위안으로 고시했다. 기준환율이 6.9위안선을 넘어선건 올 들어 처음이다. 또한 이날 달러-위안은 역외에서 1.70% 오른 7.0935위안을 기록했고, 역내에서는 1.54% 상승한 7.0458위안을 나타냈다. 두 환율의 스프레드가 대폭 벌어졌다. 정책당국의 영향을 덜 받는 역외환율을 따라 역내환율이 앞으로 더 오를 여지가 생겼다.

시장환율이 7위안을 넘어선 것(포치)은 중국 정부가 그동안 해오던 환율방어를 의도적으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미 정부는 판단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성명서를 통해 "위안 환율이 7위안을 넘어선 것은 (미국의) 보호주의와 (트럼프 행정부의) 최근 관세 조치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중국이 환율을 무기화해 미국의 추가관세 위협에 대응하려 한다는 공포가 팽배하다. 

애널리스트들은 중국 당국이 미국의 추가관세 위협에 대응할 것이고, 이에 위안화가 더 약해질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코메르츠방크의 주 하오 수석 이머징마켓 이코노미스트는 "쓰나미가 다가오고 있다. (달러-위안 환율의) 7위안선 상향 돌파가 시장에 주는 시사점은 매우 크다"며 "시장의 변동성은 극도로 높은 상태를 유지할 것이며, 양국 경제와 위안화에 대한 위험은 하방으로 편중돼있다. 우리는 지저분한 시장을 마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씨티그룹의 쑨 뤼를 비롯한 애널리스트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 나머지 3000억달러어치에 대한 25% 관세부과를 강행할 경우, 역외 달러-위안은 7.5위안까지도 오를 수 있다고 보고서를 통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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