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 여파.."전셋값 상승은 당분간 없을 듯"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매매와 전세의 분위기가 극명히 엇갈리고 있다. 주택가격이 조정 혹은 하락기에 진입하면서 매수보다는 전세를 선호하는 가구 수가 늘고 있다.

31일 오전 서울 부동산정보광장 집계에 따르면 1월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1771건으로 지난해 1월(1만198건)의 17% 수준으로 급감했다. 불과 한 달 전인 지난해 12월(2301건)과 비교해도 큰 폭으로 줄었다.

매매거래가 끊기면서 아파트값 역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감정원이 지난 25일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11% 내리며 11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매수세가 위축된 것은 지난해 9.13 부동산 대책의 여파가 크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9.13 대책에 따르면 2주택 이상 보유 세대가 규제지역 내 주택을 매입할 때 대출이 금지되고, 9억원 초과 주택도 실거주 목적이 아니라면 대출이 불가하다. 공시지가 공개도 위축에 한몫했다.

반면 아파트 전세시장은 성황이다. 이달 서울 아파트 전월세거래량은 1만6444건으로, 지난달(1만4676건)보다 2000건가량 늘었다. 지난해 1월(1만4140)과 비교해도 증가했다. 이달 서울의 전월세거래량은 1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라는 전망도 불거진다.

전세 수요가 늘고 있긴 해도 올해 입주 물량이 넉넉해 이에 따른 전셋값 상승은 당분간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연간 입주물량이 평균 3만 정도였던 데 반해 올해는 5만~6만정도로 여유있다"며 "입주 물량이 전체적으로 다 해소되는 건 아니지만 전세가격이 움직일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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