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권에서 신한금융그룹과 KB금융그룹의 업계 1위 다툼이 이목을 끌고 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리딩뱅크 수성을,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리딩뱅크 탈환을 외치며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두 그룹은 올 상반기 나란히 1조80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깜짝 실적'을 발표했다. 신한금융은 1조8891억원, KB금융은 1조8602억원을 기록했다.
1라운드는 신한금융의 승리로 끝난셈이다. 다만 격차가 289억원에 불과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시총의 경우 지난 6월 29일부터 KB금융이 신한을 넘어서는 등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주력사업인 은행부문도 국민은행이 1조2092억원으로 신한은행(1조1043억원)을 1000억원 이상 앞서고 있다.
2라운드 역시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신한금융은 기업여신 건전성이 크게 개선됐고 수수료이익도 증가하고 있어 하반기 호조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KB금융 역시 KB손보가 연결 대상이 되고 비은행 계열사 순익이 그룹 순익의 37%까지 확대되는 등 비은행 이익 기여도가 커졌다. NIM 개선과 판관비 및 충당금 감소 등으로 은행 이익이 회복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어서 하반기 역시 상승 모멘컴을 이어갈 것으로 분석된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손비용 하향 안정세가 지속되고 수수료이익도 큰폭 증가하는 등 호조세를 감안하면 신한금융의 올해 연간 순이익은 3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또 "KB금융은 NIM 상승폭이 크고 보수적이었던 충당금 적립 정책으로 인해 대손비용 하향안정화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연간 순이익이 3조3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3·4위 싸움도 치열했다. 민영화 이후 첫 분기 실적을 발표한 우리은행이 하나금융그룹을 누르고 3위에 안착했다. 양 사 모두 1조원 이상의 순이익을 내며 시장의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했지만 우리은행이 1조983억원으로 하나금융(1조310억원)을 앞질렀다.
NIM 상승과 대출 평잔 증가로 인한 이자이익 증가가 우리은행의 실적호조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광구 은행장이 중점 추진 중인 글로벌 진출 전략도 1000억원 상당의 순이익을 내는 등 성과를 냈다. 또 비용효율화, 자산건전성 개선 등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어 실적 개선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승창 KB증권 연구원은 "우리은행 실적에서 중요한 점은 자산건전성 관련 지표 개선에 따른 대손비용률 지속과 순이자마진 개선"이라며 "이자이익이 견조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고 자산건전성 지표 개선과 대손비용률 하락이 당분간 실적 호조를 견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1일 상반기 실적을 발표한 IBK기업은행은 7971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9.5% 증가한 수치다. 기업은행의 순이익이 20.9%나 늘어난 덕분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대출이 우량자산 위주로 견조하게 성장하고 철저한 충당금 관리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성장성과 건전성을 동시에 달성한 결과"라며, "중소기업 동반자금융의 활성화를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