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조정지역을 대상으로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강화하는 정부의 6·19 부동산대책에 대해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국지적 과열 현상이 다소 진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한편 눈치 빠른 부동산시장의 예상 범위를 벗어나지 않아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19일 문재인정부는 ‘주택시장의 안정적 관리를 위한 선별적 맞춤형 대응방안’을 내놨다. 대응방안에 따르면 다음 달 3일부터 제2금융권을 포함한 전 금융권에서 LTV와 DTI가 청약조정지역에서 각각 10％포인트 낮아진다. 청약조정지역은 서울 25개 구와 경기도 과천·성남·광명, 부산 해운대구, 세종시 등 40곳이다.

세종시 신도시 부동산시장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최근 매매가격이 오름세를 보였다. 2∼3생활권의 경우 행정수도 완성 기대감으로 프리미엄이 1억대를 호가했다. 최장 5년간 분양권 전매제한 등 조처가 따르는 투기과열지구 지정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최근 숨 고르기에 들어갔던 것도 이 때문이다. 세종시에서는 이번 대책으로 부동산시장 과열을 선제로 막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세종시 한 공인중개사는 “집주인이 물건을 내놓지 않고 가격만 알아보는 현상이 지난 몇 개월간 지속했다”며 “실거래를 찾기 힘든 상황에서 프리미엄 가격이 치솟거나 매매가가 급등할 조짐은 발견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부산에서도 분양권 가격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정해교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부산지부 사무국장은 “부산 부동산 가격은 단기간에 너무 많이 올랐는데, 신규 분양 아파트에 자금이 몰리며 기존 아파트값을 덩달아 끌어올렸다는 게 특징”이라면서 “실수요자보다는 투기 목적 자금이 몰렸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단기 급등에 대한 피로감 있는 상황에서 부동산 규제 강화정책이 나왔기 때문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분양권 가격이 안정화되면 기존 아파트값도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반대로 이번 대책에 따른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지난해 11·3 대책에 따라 전매제한 기간 강화, 재당첨 제한, 1순위 제한 등이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탓이다. 경기도 고양시 관계자는 “지난해 11·3 대책에 이미 고양시가 포함돼 있던 터라 이번 대책으로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으로 본다”면서 “국토부 자료를 더 살펴봐야겠지만 현재로서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경기도 성남시 관계자도 “분당과 판교가 있는 성남은 이미 청약조정지역에 포함된 데다 시장 과열 양상도 없다”며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진행 중인 신흥2구역, 중앙동, 금광지구의 경우 약간 가격 변동이 있을 수 있겠다”고 전망했다.

서민·실수요자에 대해 잔금대출 DTI 규제비율을 60％로 완화하기로 한 것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싣는다. 세종시나 경기도 일부 지역의 경우 5억원을 넘는 공동주택은 전체 물량과 비교해 소수에 그치기 때문이다. 서민·실수요자 요건은 △부부합산 연소득 6000만원 이하(생애최초구입자 7000만원 이하) △주택가격 5억원 이하 △무주택세대주 등이다.

청약조정지역에 새로 포함돼 규제를 받게 된 광명시에서는 볼멘소리도 터져 나왔다. 광명 뉴타운 지역 한 부동산 관계자는 “뉴타운이 현재 개발 중인 상황에서 분양권이 나오려면 앞으로 2∼3년은 더 있어야 한다”며 “이번 대책으로 투자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집 가격이 외려 떨어질 수 있을 것 같다. 피해는 고스란히 원주민이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건설사에서는 실수요자 중심으로 거래 판도를 재편하고자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올해 하반기 부산 기장 일광지구에 1600가구를 분양하는 동원개발 측은 “등기 때까지 전매가 안 되니까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분양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면서 “청약조정과 금융규제 대상 지역이지만, 동부산 지역에 얼마 남지 않은 공공택지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GS건설 관계자도 “고양지역은 일산서구와 덕양구 등지에 충분히 메리트가 있다”며 “추이를 지켜보며 실수요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적절한 대안을 찾을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