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그룹, 이사회 내 '소비자보호위원회' 신설
신한금융그룹, 이사회·경영진 정보보호 교육 진행
NH농협은행, 금융사기 예방 우수 영업점 현장 격려
금융권에 '소비자보호'가 그 어느 때보다 절박한 과제로 떠올랐다. 최근 잇단 보이스피싱 피해로 금융사기의 심각성이 높아졌고 국정감사에서도 금융소비자보호가 핵심 쟁점으로 조명됐다. 이제 소비자보호는 선택이 아닌 금융권의 생존을 가르는 문제가 됐다. 은행·보험사·증권사 할 것 없이 신뢰 회복과 피해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이유다. 이에 <비즈니스플러스>는 최근 금융권이 소비자보호 강화를 위해 어떤 활동을 벌이고 있는지 그 현황을 짚어본다.[편집자 주]
현재 은행권은 소비자보호를 선언적 구호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경쟁력으로 삼기 위해 경영진 주도로 전사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그룹은 금융권 최초로 이사회 내 '소비자보호위원회'를 신설하고 전사적 차원의 금융소비자보호 정책 추진을 위한 '그룹 소비자보호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한다.
'소비자보호위원회'는 지배구조 내부규범 개정 등 제반사항을 거친 후 내년 정기 주주총회 시 정관 개정 작업을 통해 도입할 예정이다. 금융소비자보호를 법규 준수나 리스크 관리를 넘어 그룹의 최우선 가치이자 핵심 경쟁력으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다.
또한, 하나금융은 그룹 전반의 소비자보호 내부통제활동을 점검하고 관리할 수 있는 '그룹 금융소비자보호 내부통제 통합관리시스템'을 구축한다. 이를 통해 금융상품 개발·심사부터 판매·사후관리에 이르는 전 과정에 소비자보호 원칙을 내재화해 소비자 피해 발생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에 더해 금융소비자보호와 관련된 정책과 성과를 최고 의사결정기구에서 직접 평가하고 관리한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최근 보도자료에서 "금융소비자보호와 관련된 모든 규정과 제도에 대한 전면적 쇄신을 이루고 금융산업 소비자보호 문화 확산을 위한 새로운 표준을 제시할 것"이라며 "금융소비자보호를 위해 손님·주주·직원·사회와 장기적 신뢰에 기반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뤄나가는 데 모든 역량을 쏟아붓겠다"고 말했다.
신한금융그룹은 지난 22일 그룹 경영진과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인공지능(AI)·데이터 혁신을 위한 개인정보 정책 방향' 교육을 실시했다. 이번 교육은 금융보안의 중요성이 심화됨에 따라 이사회와 그룹 경영진의 정보보호 인식과 실행 의지, 감독체계 등에 대한 실행력 강화 차원에서 마련됐다.
특히 교육 직후 진행된 그룹 최고경영자(CEO) 주최 사장단 회의에서도 정보보호를 주요 안건으로 상정해 그룹 차원의 보호체계 강화 방향을 공유하고 그룹사별 실행력 강화 방안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했다. 신한금융은 지난 9월에도 금융지주회사 최초로 이사회에 금융보안원장을 초청해 '금융보안의 중요성과 이사회 고려사항'에 대한 연수를 진행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정보보호는 단순한 보안업무를 넘어 이사회와 최고경영진의 확고한 인식과 감독이 요구되는 그룹의 핵심 경영과제"라며 "신한금융은 고객 신뢰를 최우선 가치로 삼아 철저한 보호체계와 책임 있는 데이터 활용을 통해 고객이 안심할 수 있는 안전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NH농협은행은 일선 현장에서 활약 중인 직원들을 격려했다. 이강영 금융소비자보호부문 부행장은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 우수 영업점인 동평택지점을 방문해 직원들과 최신 금융사기 사례를 공유했다.
동평택지점은 최근 개인사업 준비자금이라며 고액 현금 출금을 요청한 고객의 이상거래 정황을 신속히 파악해 대출사기 피해를 조기에 차단했다. 지점은 즉시 소비자보호부와 공조해 지급정지 조치를 시행하고 고객의 자산을 지켰다.
특히 농협은행이 금융기관 최초로 도입한 '112신고 자동화시스템'을 활용해 별도의 유선신고 없이 즉시 경찰 출동을 요청하며 보이스피싱 인출책과 전달책 검거에 성공했다.
이 부행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현장에서 고객보호를 최우선으로 실천해 준 직원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며 "농협은행은 앞으로도 금융사기 예방을 위한 신속 대응체계를 더욱 강화해 고객의 안전한 금융생활을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
류지현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