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수장엔 '내부 승진' 방경만 대표
주주제안도 일부 관철…사외이사 손동환 교수 선임

방경만 KT&G 사장/사진=KT&G
방경만 KT&G 사장/사진=KT&G

최근 행동주의 펀드의 주주제안 움직임에 큰 관심이 몰렸던 KT&G 주총에서 새 사령탑은 이변 없이 회사가 추인한 방경만 사장이 올랐다. 그러나 손동환 성균관대 교수가 사외이사로 선임되면서 주주제안도 일부 관철됐다. 

28일 열린 KT&G의 제37기 정기주주총회에서 방경만 사장이 8400만표 이상을 얻으며 득표율 1위로 선임됐다.

이번 주총에서는 주주청구에 따라 소수 주주권 보호를 위해 대표이사 사장 선임 안건을 다른 이사 선임 안건과 통합해 진행하는 집중투표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번에 수장이 된 방경만 대표는 한국외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1998년 KT&G의 전신인 한국담배인삼공사에 공채로 입사한 후 브랜드실장, 글로벌본부장, 전략기획본부장, 사업부문장 등 회사의 핵심분야를 두루 거치며 사업 전반에 대한 통찰력과 전문성을 쌓아왔다.

KT&G에 따르면, 방 대표는 브랜드실장 재임 시 국내시장 점유율 1위 브랜드인 '에쎄 체인지'를 출시하며 국내 시장에서의 경쟁력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글로벌본부장 재임 시에는 해외시장별 맞춤형 브랜드 포트폴리오 구축으로 진출 국가 수를 40여곳에서 100여곳으로 크게 확대하는 등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해 사상 최초로 해외 궐련사업 매출 1조원 시대를 열었다.

또, 총괄부문장으로서 해외 궐련의 직접사업 확대, 국내외 NGP사업 성장, 해외 건강기능식품의 현지 완결형 밸류체인 구축을 진두지휘하며 3대 핵심사업(해외궐련·NGP·건강기능식품) 중심의 중장기 성장전략 추진을 주도해 왔다. 

사외이사로 선임된 손동환 교수는 5600만표 이상을 얻었다. '판사 출신 교수'인 손 신임 사외이사는 공정거래법, 상법 등 경제법과 기업경영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으며 정치적 판단과 여론 등에 흔들리지 않고 법과 원칙에 따라 경영진과 회사에 조언할 수 있는 법률 전문가로 평가받았다.

주총을 앞두고 최근 국민연금,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 글래스루이스, 한국ESG기준원, 한국ESG평가원, 서스틴베스트 등은 손 후보 선임 안건에 찬성을 권고하는 등 주주제안 움직임을 보였다.

특히 KT&G 최대주주인 기업은행은 이번 주총을 앞두고 방 대표의 선임에 반대를 예고했고, ISS도 손 후보의 사외이사 선임을 찬성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방 대표에 반대를 권고했다. 그러나 이날 주총에서는 이변 없이 압도적인 주주들의 지지로 방 사장이 대표로 선임됐다.

당시 ISS는 KT&G 경영진과 이사회 구성원이 고착화할 가능성을 우려 요인으로 지적했다. 싱가포르 기반 행동주의펀드인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도 이런 측면에서 손 후보에 대한 지지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번 주총 결과에 대해 기업은행 관계자는 "이번 KT&G 주주제안 사외이사 선임은 KT&G 지배구조 선진화와 이사회의 책임있는 역할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향후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취지에 발맞춰 KT&G의 가치 향상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방 신임 대표는 "KT&G는 3대 핵심사업을 성장 발판으로 삼아 '글로벌 탑 티어(Global Top-tier)'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며, 그 성장의 과실을 공유함으로써, 회사 가치를 높이고 주주를 포함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더욱 단단한 신뢰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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