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위험선 6만2000가구 두 달 연속 넘어
"시장 침체되면서 양극화 현상 심화"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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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감소세를 나타냈던 전국의 미분양 아파트 물량이 다시 증가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정부가 내부적으로 설정한 미분양 위험선을 넘기면서 분양시장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11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물량은 6만3755가구다. 지난해 12월에는 6만2489가구로 전월(5만7925가구) 대비 4564가구 늘었다. 국토교통부가 미분양 위험선으로 정한 6만2000가구를 두 달 연속 넘어섰다.

전국 미분양 물량은 지난 2022년 5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10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가, 지난해 3월부터 11월까지 9개월 연속 감소한 바 있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기준 10개월 만에 미분양 물량이 재차 확대된 것이다.

지역별로 대구(1만245가구)가 타격을 가장 크게 입었다. 미분양 물량을 털어내기 위한 금융 지원과 경품 혜택 제공 등 건설업계의 노력이 이어졌지만 워낙 대규모였던 탓에 여전히 잔여 물량도 가장 많았다. 그 다음은 경북(8862가구), 경기(5803가구), 충남(5484가구) 등으로 확인됐다.

전월 대비 미분양 물량 증가량이 가장 많은 지역은 경북(2003가구 증가)이었다. 그 뒤를 인천(1972가구 증가), 경기(980가구 증가)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경남(386가구 감소), 충남(323가구 감소)은 미분양 물량을 소진했다.

준공 후 미분양 물량도 확대되고 있다.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지난해 △8월 9392가구 △9월 9513가구 △10월 1만224가구 △11월 1만465가구 △12월 1만857가구로 다달이 늘어났다. 올해 1월(1만1363가구)에도 1만가구대를 유지하고 있다.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많은 지역은 전남(1210가구), 경남(1190가구), 부산(1174가구), 대구(1065가구) 등 순으로 집계됐다.

업계 전문가들은 올해에도 지역별 분위기의 영향을 받아 미분양 해소 속도 차이가 클 것으로 전망했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지방 소도시에서도 분양만 하면 불티나게 팔리던 호황기와 달리 시장이 침체되면서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며 "많은 물량 공급에도 빠르게 소진되는 곳이 있는가 하면, 공급이 적었음에도 오랜 장기 미분양 물량을 해소하지 못하는 곳이 있다"고 말했다.

박성대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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