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의견 무시"
"멋진 기업엔 인내"
"자본 손실 감수 말라"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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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하의 현자', '투자의 귀재'라는 별명이 따라 다니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사진)이 지난 24일(현지시간) 버크셔 주주들에게 보낸 연례 서한에서 미묘한 투자 조언을 제공했다.

버핏 회장은 1965년부터 해마다 주주들 앞으로 보내는 서한에서 금융 동향 및 함정에 대한 관찰과 버크셔의 투자성과를 분석했다.

25일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가 해마다 보낸 주주 서한을 분석해 여기서 제시된 조언들에 대해 소개했다.

그 가운데는 급성장 중인 기업에 대해 투자자들에게 경고하는 내용도 들어 있다. 버핏 회장은 이를 ‘최악의 비즈니스 유형’이라고 표현했다.

그리고 공포와 탐욕을 필연적인 ‘슈퍼 전염병’으로 규정하며 투자자들을 괴롭히는 병이라고 진단했다.

1987년 그는 두 슈퍼 전염병을 뒤집어야 한다며 "흔히들 다른 사람들이 욕심 부릴 때 두려워하고 다른 사람들이 두려워할 때 욕심을 내려 한다"고 꼬집었다.

버핏 회장이 올해 주주 서한에서 제시한 조언은 다음과 같다.

◇전문가 의견을 언제나 무시하라

올해 서한은 버핏 회장이 여동생 로버타 버핏 엘리엇을 칭찬하는 내용으로 시작한다.

여동생이 경제 전문가나 공인회계사 시험을 준비 중인 학생은 아니지만 글에 대해 속속들이 잘 파악하고 많은 회계용어도 이해한다고 칭찬했다.

첫 번째 투자 조언은 여동생의 직관력에서 출발한다.

"여동생에게는 분별력이 있다. 매우 현명하다. 전문가들의 조언은 항상 무시해야 한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여동생이 내일의 승자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면 자기의 가치 있는 통찰력을 자신 있게 공유하고 그렇게 해서 경쟁력 있는 매수를 늘릴 수 있을까. 이는 금을 찾아 그 위치가 표시된 지도를 이웃들에게 보여주는 것과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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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기업을 찾았을 때 인내하라

버핏 회장은 버크셔의 '장기 부분 소유' 투자 성공 사례 가운데 일부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다.

먼저 각각 1850년과 1886년 영업을 시작한 아메리칸익스프레스와 코카콜라다. 버크셔는 1988년 코카콜라, 2001년 아메리칸익스프레스에 대거 투자했다.

당시 버핏 회장은 양사의 사업 확장 시도가 때로 실패하고 경영이 잘못되는 순간도 있었으나 이후 수십년 동안 간섭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버핏 회장은 "진정 멋진 기업을 발견하면 계속 함께하라"며 "인내는 보상을 안겨주고 멋진 사업은 피할 수 없는 많은 평범한 결정을 상쇄할 수 있다"고 썼다.

◇영구적 자본 손실을 감수하지 말라

이어 그는 주식시장이 점차 카지노처럼 돼가고 있다면서 "장기 투자 전략을 무시하고 보유 주식을 빠르게 매도하려는 유혹이 날마다 엄습한다"고 지적했다.

"이럴 때 어떤 어리석음이든 항상 그 누군가에 의해 공격적으로 상품으로 둔갑할 것"이라고 그는 경고했다.

버핏 회장은 어리석음의 마케팅에 속지 말아야 한다면서 그러지 않으면 상황이 나빠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당황스럽고 더 가난해진 채 때로 원한을 품고" 투자에서 물러나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는 버크셔에 아직 변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투자원칙 한 가지가 있다고 소개했다. 결코 영구적인 자본 손실을 감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국의 순항과 복리(複利)의 힘 덕에 우리가 뛰고 있는 운동장은 살면서 한두 가지 올바른 결정을 내리고 심각한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보상을 안겨줄 것이다."

이진수 선임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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