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중심 전세가 1000만~3000만원↑…"신생아 특례대출·신규물량 감소 탓"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서울 아파트 전·월세시장이 봄 이사철을 앞두고 꿈틀대고 있다. 전세 거래가 증가하면서 호가가 1000만∼2000만원씩 오르고, 고금리 여파로 월세까지 덩달아 뛰고 있다. 올해 서울 아파트 신규 입주 물량이 1만여가구로 줄고 있어 전월세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19일 중개업계에 따르면 도봉구 창동 주공아파트 전용면적 36.16㎡와 45.9㎡는 최근 전세가가 1억4000만원∼1억8000만원 선에 거래되며 종전보다 시세가 1000만∼3000만원 상승했다. 오는 3∼4월 입주할 아파트를 중심으로 거래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고금리 영향으로 월세도 상승세다. 같은 아파트 전용면적 49.94㎡와 59.22㎡는 최근 월세가 10만~20만원 오른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창동역 인근 중개업소 대표는 "연말부터 소형 평형을 중심으로 전세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호가가 오르고 있다"며 "금리가 계속 오른 탓인지 월세도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 등에 따르면 독립문역, 공덕역, 옥수역, 대방역 등 주변과 같이 교통이 편리한 지역 중소형 아파트 전·월세가 강세다. 종로구 무악동 현대아파트 전용 84.92㎡는 최근 전세 보증금이 5억4500만원에서 2500만원 더 올랐다. 여기에다 월세 13만원까지 추가돼 반전세로 전환됐다.

같은 아파트 전용 60㎡는 지난달 보증금 2억원, 월세 78만원에서 보증금 변동 없이 월세를 95만원으로 증액해 임대차계약이 갱신됐다. 지난달 29일부터 최저 1%대의 저리로 빌릴 수 있는 신생아 특례대출이 시행되면서 전세를 옮기려는 신혼부부 수요 등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전·월세 계약이 늘면서 서울 아파트 전·월세 물건 수도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달 17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월세 물건은 총 5만2174건으로 한 달 전(5만4873건)에 비해 5.0%가량 줄었다. 최근 보름 동안에만 4.5%가 줄어드는 등 이달 들어 감소 폭이 컸다.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1만1000여가구에 그치는 등 신규 전세 공급이 감소한 것은 전·월세 시장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 업계 전문가는 "전세사기 여파로 빌라 대신 아파트로 옮기려는 이들이 늘었는데 입주 물량은 도리어 감소했다"며 "신생아 특례대출 등 저리의 정책자금도 전세수요 증가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돼 전셋값 강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3월 이후 전세 시장은 일반적으로 비수기에 접어들기 때문에 전셋값이 크게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중계동 인근 중개업소 대표는 "학군이 좋은 지역은 새 학기가 되기 전에 대부분 거래가 진행되고 다른 지역은 봄과 가을에 주로 이동한다"며 "현재 전월세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는 곳은 신혼부부나 직장인들이 주로 선호하는 아파트 단지 중소형 매물이 많다"고 말했다.

박성대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저작권자 © 비즈니스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