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사상 처음으로 여섯 번 연속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잡기 위해서다. 다만 보폭은 '빅 스텝(0.5%포인트 인상)'에서 '베이비 스텝(0.25%포인트 인상)'으로 줄였다.

24일 한은 금융통회위원회는 이날 오전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현재 연 3.0%인 기준금리를 3.25%로 0.25%포인트 올렸다.

금통위는 2020년 3월 코로나19 여파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낮추고 그해 5월 0.25%포인트 내리면서 금리를 빠르게 인하했다.

그 뒤로 9차례 동결하다가 지난해 8월 0.25%포인트 올리면서 다시 인상에 나섰다. 이후 지난해 11월과 올해 1·4·5·7·8·10월과 이날까지 0.25%포인트씩 7차례, 0.5%포인트씩 2차례 올렸다.

금통위가 기준금리 인상을 지속하고 있는 것은 물가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어서다. 10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9.21로 전년 동기보다 5.7% 올랐다. 상승률은 지난 7월 6.3%를 정점으로 8월과 9월 각각 5.7%, 5.6%로 내려왔다가 다시 높아진 것이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11월 4.2%로 전월 4.3%보다 낮아졌지만 5개월째 4%대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과의 금리 차도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요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지난 2일(현지시간) 4연속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인상)을 밟으면서 한국과의 기준금리차가 최대 1%포인트까지 벌어졌었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3.75~4%다. 미국과의 금리차가 커지면 외국인 자금 이탈과 원화 가치 하락 가능성이 확대된다. 다음 달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금리차는 다시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런 상황에서도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폭을 줄인 것은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 초중반에서 안정화됐고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줄일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보규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