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그룹의 경영 환경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측면에서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조와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를 지켜보는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불매운동 조짐도 일고있다.

'포켓몬빵'의 성공으로 실적 개선은 기대되지만 계속되는 노사 갈등 등 ESG와 관련한 부정적인 이슈가 이어지고 있어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SPC 불매운동 확산될까…2017년부터 이어온 노사 갈등

13일 오전 SPC 본사 앞에서는 63개 청년단체가 참여해 'SPC 노동탄압·노동착취 규탄 및 불매행동 동참'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들은 SPC 계열사인 파리바게뜨의 노조 탄압과 노동착취를 규탄하며 SPC 그룹에 대한 불매운동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이슈는 지난 2017년 정의당의 문제제기로 알려진 파리바게뜨의 제빵기사 불법 파견 문제가 확장된 결과다. 당시 파리바게뜨 가맹점 3400여곳에서 일하는 제빵·카페기사 5470명은 직접 고용이 아니라 협력업체 소속이었다. 

고용부는 이들을 본사에서 교육·관리한다는 이유로 '불법파견'으로 결론 내리고 해당 인원 전원을 파리바게뜨에서 직접 고용하라고 명령했다. 파리바게뜨 측은 명령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진행했지만 패소했다. 

고용부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아직 문제는 해결국면이 아니다. 2017년 당시 처음 불법파견 이슈 문제를 제기한 임종린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 초대 지회장은 불법파견 이슈 이후 SPC 측이 조직적으로 노조를 파괴하려 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실제로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파리바게뜨의 전국 8개 사업부 중 6개 사업부 대표가 진급 차별에 따른 부당노동행위가 인정돼 검찰에 기소 의견 송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는 고발, 노조는 글로벌투쟁…지켜보는 소비자는 '안 사요'

여기에 최근 SPC 측은 임 지회장을 업무 방해 혐의로 고발해 검찰의 송치까지 진행된 상태다. 임 지회장이 지난 3월부터 최근까지 53일 동안 파리바게뜨 본사 앞에서 단식투쟁을 진행해 본사 건물의 지하 영업장 업무를 방해했다는 것이다.

이에 노조 측은 투쟁 @'.범위를 글로벌하게 넓히고 있다. 지난 7일 프랑스 노동조합총연맹 세제테(CGT) 조합원들이 프랑스 파리 파리바게뜨 생미셸점 앞에서 SPC그룹의 노조 탄압을 규탄하는 항의 시위를 열었다. 이들은 파리바게뜨 노조에 'SPC그룹의 파리바게뜨 노조 탄압을 규탄하고, 파리바게뜨 지회와 연대하겠다'는 내용의 공문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비자가 SNS에 SPC 계열사 목록을 공유하며 불매운동 동참을 촉구하고 있다. / 사진 = 인스타그램 캡처
한 소비자가 SNS에 SPC 계열사 목록을 공유하며 불매운동 동참을 촉구하고 있다. / 사진 = 인스타그램 캡처

이런 노사 갈등을 지켜보다가 불매운동에 참여하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특히 임 지회장의 소식을 접한 소비자들이 SNS 등에 '#동네빵집챌린지'나 '#SPC불매'와 같은 해시태그를 달고 불매운동 동참을 촉구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 투자업계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실적 측면에서는 포켓몬빵의 성공 등 호재가 많지만 ESG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많은 회사"라며 "이번 노조 이슈 외에도 계열사 부당지원과 주요 경영진의 대마 복용 등 악재도 꾸준하게 쏟아지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SPC 그룹의 유일한 상장사인 SPC삼립의 ESG등급은 2021년 기준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산정 결과 통합등급 'B+'(환경 B·사회 A·지배구조 B+)에 그친다. 'B+'등급은 지배구조와 환경, 사회 모범규준이 제시한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갖추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며, 비재무적 리스크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의 여지가 있다는 뜻이다. 파리바게뜨의 경쟁사 뚜레쥬르가 속한 CJ의 ESG등급은 'A'다. 

강현창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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