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역세권 개발사업 2년간 기반시설 공사 중단…수분양자·시공사 피해 우려
민간이 주도하는 도시개발사업 과정에서 조합의 부실한 관리로 아파트 입주에 차질을 빚는 현장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사업시행 주체인 조합이 상하수도 도시가스 전기·통신 시설을 설치하는 도시기반시설공사의 공사기간을 맞추지 못해 아파트가 준공하더라도 사용승인을 받지 못하면 수분양자의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시공사도 아파트 사용승인을 받지 못하면 잔금 미납, 책임준공 약속에 따른 PF(프로젝트 파이낸싱)대출 대위변제 등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오송역세권지구 도시개발사업은 조합 내부비리로 인헤도시기반시설 공사가 중단돼 내년 10월 준공예정인 지역주택 조합원 및 시공사에 연쇄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특히 오송역세권의 도시기반시설인 상하수도 도시가스 전기통신 등 공사는 2023년 7월 이후 중단돼 현재 공정률은 3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내년 아파트가 준공되더라도 기반시설이 완공될 가능성이 현재 상황으로는 매우 낮아 사용허가를 받지 못할 경우 지역주택 조합원은 신용위기에 몰릴 처지며 시공사도 막대한 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오송역세권지구 도시개발사업은 세종시의 관문으로 통하는 KTX오송역 양쪽으로 70만6976㎡(약 21만평) 부지에 2000여가구의 아파트, 상업·유통시설, 단독주택 등을 조합원 환지방식으로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토지주 300여명이 조합을 설립해 체비지(사업비 충당을 위해 확보한 땅) 가운데 공동주택용지를 지역주택조합에 880억원에 매각하는 등 총 2200억원의 사업비로 개발사업을 진행하는 구조다.
문제는 조합이 2019년 영세한 지역업체인 케이건설을 도시개발사업의 업무대행사로 선정해 사업비 확보를 위한 PF대출이 실패하면서 불거졌다. 게다가 케이건설 대표와 조합장이 뇌물수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자 조합 내분에 휩싸이며 기반시설공사 중단에 이르게 된다.
한편, 도시개발사업조합에서 부지를 매입한 지역주택조합은 2021년 5월 1593가구의 조합원 모집에 나서 당시 오송역 인근 오창테크노폴리스에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구축 호재에 힘입어 100% 계약에 성공했다.
시공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은 지하 2층, 지상 최고 25층 24개동으로 이뤄지는 '오송역 현대힐스테이트'를 지난해 4월 착공, 내년 10월 준공 예정이다.
그런데 기반시설이 준공돼야 토지에 대한 보존등기 및 소유권이전등기가 이뤄진 후 아파트 준공 승인이 가능하다. 아파트 준공 승인이 나지 않으면 조합원 및 시공사에게 손실이 발생한다. 조합원의 경우 아파트 잔금대출이 불가능해지고 이미 대출받은 중도금에 대한 원리금을 연체하면 신용불량자가 될 수 있다.
지역주택조합이 자체적으로 아파트 입주에 필요한 기반시설 공사를 진행하더라도 임시사용승인에 불과해 조합원들의 재산권 행사에 제한을 받게 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조합으로부터 공사대금 잔금(약 1400억원)을 받을 수 없고 임대주택 및 상가 분양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최악의 경우 은행에 중도금 집단대출액 및 PF대출금을 변제 등으로 3000억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업계에선 도시개발조합이 각종 법적분쟁과 지방 부동산 시장의 침체로 기반시설공사를 재개할 재원 마련과 새로운 시공사를 찾기에 쉽지 않은 상황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최근 기반시설 사업이 공전하면서 갈등으로 이어지는 사업장이 늘고 있다.
경기도 평택시 현덕면 일대 2만여가구의 주거단지를 조성하는 '평택화양지구 도시개발사업'은 기반시설 공사를 맡은 DL건설이 공사비 미지급을 이유로 작업을 중단했다.
DL건설은 DL이앤씨 등과 컨소시엄으로 사업을 수주해 공사를 진행해 왔지만, 총공사비 1528억원 중 400억원을 지급받지 못하면서 지난 1월 전면 공사 중단을 결정했다. 조합은 공사비 조달을 위해 금융대출을 추진했지만 최근 불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반시설 공사가 중단되면서 입주지연이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이달 말 입주를 앞둔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더샵 일산 엘로이' 오피스텔은 단지 상가와 이웃한 번화가를 연결하는 육교가 공중에서 뚝 끊겨있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오피스텔의 시공은 포스코이앤씨, 시행은 와이에스디앤씨가 맡았다.
분양 당시 오피스텔 측은 보행육교의 편의성과 중요성을 홍보 요소로 내세웠지만, 육교가 단지와 직접 연결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예비 입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수분양자들은 "보행육교는 입주를 결정하는 데 있어 중요한 요소였다"는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박성대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