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벌 부회장, 순자산 10억달러 중 18%만 버크셔 주식에 묶여 있어
자기 돈으로 버크셔 주식 매입…보상으로 주식 받은 적 없어
'투자의 귀재', '오마하의 현자'로 불리는 미국의 전설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94)이 자기 후계자로 지명한 그레그 에이벌 버크셔 비(非)보험 부문 부회장(62·사진)은 버크셔에서 일하는 동안 억만장자의 재산을 구축했다.
하지만 버크셔 주식에 묶여 있는 그의 재산은 비교적 적은 편이라고 블룸버그가 7일(현지시간) 소개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말 버핏 회장의 뒤를 이어 버크셔의 최고경영자(CEO)가 될 에이벌 부회장은 약 1억7500만달러(약 2450억원) 상당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그의 순자산 10억달러 중 18% 정도에 해당한다.
그의 재산 대부분은 2022년 자사주 매입에서 비롯된 것이다. 버크셔가 버크셔해서웨이에너지에서 8억7000만달러에 이르는 그의 지분을 매입하면서 발생했다.
버크셔해서웨이에너지는 에이벌이 2008년부터 2018년까지 운영했다.
그가 갖고 있는 버크셔 주식 가치는 버핏 회장의 1600억달러 지분 가치의 약 1000분의 1 수준이다.
경제 전문 매체 CNBC에 따르면 에이벌은 2018년 버크셔 부회장 자리에 앉은 이후 연봉과 보너스로 연간 약 2000만달러를 받았다.
버크셔에서 에이벌 부회장의 연봉은 해마다 다르다. 지난해 그의 기본 연봉은 2100만달러였다.
이전에도 상당한 보너스를 받았다. 2022년에는 보너스로 300만달러, 2016년에는 버크셔해서웨이에너지의 수익 급증과 연계된 인센티브 보너스로 총 4100만달러를 받은 바 있다.
이처럼 버크셔의 고위 경영진과 마찬가지로 에이벌 부회장은 그동안 보상 패키지의 일환으로 어떤 주식도 받은 적이 없다.
그는 버크셔해서웨이에너지 지분 현금화 이후 2022~2023년 자기 돈으로 버크셔 주식을 매입했다.
버핏 회장은 수년간 다른 고위 임원들의 연봉을 직접 결정하며 명목상 연봉 10만달러만 받아왔다.
그는 버크셔의 클래스 A 주식 가운데 3분의 1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A 주식에는 일반 B 주식의 1만배 의결권이 있다.
사실 상장 기업 전체를 놓고 보면 에이벌 부회장의 미미한 버크셔 지분은 그리 이례적인 게 아니다.
하버드 로스쿨 기업지배구조 포럼이 2018년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러셀3000지수 기업 CEO들의 절반 이상이 자사 주식의 1% 미만을 보유하고 있다.
25% 이상을 보유한 경우는 3.6%에 불과하다.
캐나다 앨버타주 에드먼턴에서 태어난 에이벌은 세일즈맨 아버지와 함께 노동자 계층 동네에서 자랐다.
어릴 적 에이벌은 열정적인 아이스하키 선수로 활동했다. 그의 삼촌 시드 에이벌은 북미프로아이스하키(NHL) 디트로이트 레드윙스 소속으로 전설적인 라인업의 일원이었다.
어린 에이벌은 광고전단 배포 아르바이트와 아버지가 일하던 회사 레빗세이프티에서 소화기 충전으로 돈을 벌었다.
에이벌은 앨버타대학에서 상업학 학사 학위를 취득한 뒤 회계사가 됐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글로벌 컨설팅 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에서 일한 뒤 1992년 지열발전 업체 캘에너지에서 재무 담당자로 경력을 이어갔다.
에이벌은 1999년 버크셔가 미드아메리칸에너지의 지배 지분을 인수할 당시 미드아메리칸에너지에 합류했다. 캘에너지는 미드아메리칸에너지 인수 뒤 사명을 그 이름으로 바꿨다.
같은 해 버크셔는 미드아메리칸에너지의 지배 지분을 인수했다. 이후 에이벌은 2008년 미드아메리칸에너지의 CEO로 등극했다.
미드아메리칸에너지는 2014년 버크셔해서웨이에너지로 사명을 변경했다.
2022년 에이벌은 버크셔해서웨이에너지의 1% 지분을 8억7000만달러에 매각했다.
버핏 회장은 2017년 연례 주주총회에서 자신의 후계자가 "이미 매우 부유해 돈을 더 벌어야 할 동기가 없는 사람이길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랫동안 일해왔다면 당연히 부유해야 하며 자신과 가족에게 필요한 것의 10배나 100배를 가지려는 동기가 없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에이벌은 2018년 비영리재단 호레이쇼앨저협회 인터뷰에서 "회사의 성공을 위해 적극 참여하고 싶다"면서 "열심히 일하는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학교 생활, 스포츠, 업무에서 많이 노력하고 철저히 준비하면 성공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을 배웠다"는 것이다.
이진수 선임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