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세대 '골든지갑'을 열어라]
올해 한국 치매환자 100만 돌파 전망
보험사들 잇따라 '치매간병보험' 상품 출시
요양산업에도 진출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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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은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차지하면서 초고령사회로 진입했다. 유엔은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7% 이상이면 고령화사회,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로 분류한다.

국내에서는 초고령사회 도래와 더불어 '액티브 시니어'란 개념이 등장해 화제가 되고 있다.

액티브 시니어란 은퇴 이후에도 활발히 사회, 여가, 소비활동을 즐기며 능동적으로 생활하는 50세 인구를 뜻한다.

초고령사회에 발맞춰 노인 기준 연령을 높여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말 대한노인회가 노인연령을 연간 1년씩 단계적으로 올려 현행 65세에서 75세로 상향조정하는 안을 보건복지부에 공식 제안했고, 복지부는 이달 10일 관련 사회적 논의를 준비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초고령사회에 더불어 더욱 중요해지는 것은 '건강하게 오래 살기'다.

그러나 올해 우리나라 치매 환자는 100만명 돌파가 예상되고, 전세계적으로는 600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치매 등 퇴행성 뇌질환은 60대부터 발병률이 급증해 85세 이상은 3명 중 1명 이상이 치매일 정도다. 노화에 따라 급격히 늘어나는 질병이 바로 치매다.

◇보험업계 신년 주력분야 '치매간병보험'

이에 따라 올해 국내 보험사들이 주력할 시니어 시장은 '치매‧간병‧요양' 사업이다. 보험사들은 치매간병 관련 신상품을 집중적으로 내놓고 있다.

선두주자는 동양생명이다. 동양생명이 출시한 치매간병보험은 인지지원등급에 따른 보장 '노치원(노인+유치원)'으로 불리는 '데이케어센터' 보장으로 인기를 끌었다.

특약도 종신토록 지급하도록 보장 기간을 길게 했다. 보험 가입 기간도 최대 80세까지 가입 가능하며, 보험기간도 90세만기·95세만기·종신까지로 다양화했다.

이 상품은 8월까지 공격적으로 판매하며 치매간병보험에서 가장 많은 판매고를 올렸다. 한달에 3만건 이상 판매됐고, 8월에는 치매간병보험으로만 15억원을 판매했다.

동양생명의 치매간병보험이 인기를 끌면서 KB라이프, 신한라이프, 삼성생명 등 타사들도 치매간병보험을 잇따라 출시했다.

이중에서 신한라이프의 '신한치매간병보험 ONE더케어'는 특약 가입 시 기존 치매진단과 장기요양을 각각 보장하면서 치매가 있는 장기요양등급 판정을 받는 경우 추가로 보장 받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 치매 조기 검진과 예방을 위해 치매안심센터 검진에서 정상으로 판정 받는 경우 중증치매진단금을 2년마다 5%씩 최대 50%까지 증액하고, 경도인지장애로 진단 받는 경우에도 뇌 MRI를 포함한 종합건강검진과 인지재활프로그램을 제공한다.

KB손해보험은 이달 초 초기 단계 치매 치료와 요양 관련 보장을 대폭 강화한 'KB 골든케어 간병보험'을 출시했다.

특약 신설을 통해 기존 1~5등급까지만 보장하던 장기요양 간병비 보장을 인지지원등급까지 확대했고, 재가급여 보장은 데이케어센터(주‧야간보호)와 방문요양으로 세분화해 고객마다 필요한 보장을 맞춤설계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업계 최초로 보건복지부 고시에 따른 요양병원 입원환자 분류체계 중 의료경도 이상을 보장하는 '요양병원 입원일당(의료경도 이상)'을 탑재해 의료적 필요성이 있는 요양병원입원 환자의 실질적 의료비 부담을 덜고 안정적인 간병 보장이 가능케 했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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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산업 진출 '잰 걸음'

보험사들은 기존 민간 영세업체가 담당하던 요양시설 분야에도 진출을 준비 중이다.

KB라이프생명 자회사 KB골든라이프케어는 올해 서울 은평, 경기도 광교, 강동 지역에 '빌리지(노인 요양시설)' 3개소를 오픈할 예정이다.

KDB생명은 경기도 고양시와 광주광역시에 요양 시설을 개소할 예정이다.

하나생명도 지난해 11월 관련 자회사 설립을 확정하고 올해 부지 선정, 시설 건립 등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10월 법인고객 소속 근로자를 대상으로 검진센터 건강검진 예약을 중개하고 검진결과 분석 등 사후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을 밝혔다.

신한라이프의 시니어 사업 자회사인 신한라이프케어는 지난해 11월 분당에 주간보호시설 '분당데이케어센터'를 개소했다. 또한 2028년까지 노인의료복지시설 4곳, 노인 주거복지시설 2곳을 추가로 설립할 목표도 세웠다. 시니어 서비스 전반을 제공하는 시니어 토탈 라이프케어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신한라이프케어는 지난해 8월에는 경기도 분당 소재 삼성웰스토리와 업무협약을 맺고 △식음 서비스 기획 △시니어 케어 푸드 개발 △식음 공간 설계 △시니어 대상 건강관리 프로그램 개발 등을 추진하고 있다. 또 노년에 신체적‧정신적 노화를 회복하고 행복함을 유지할 수 있는 차별화된 시니어 주거 공간 구축을 위해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와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요양 사업을 담당할 교보다솜케어를 설립했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해부터 고객에게 제휴업체가 제공하는 '시니어 맞춤형 제휴서비스'를 소개하고 할인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신한라이프는 보험 가입 고객에게 제공하는 헬스케어 서비스를 기존 20여개에서 30여개로 확대하고 서비스 기간도 최대 20년으로 연장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다른 보험과 마찬가지로 치매간병보험도 젊을 때 가입해둬야 실질적인 혜택을 더 많이 볼 수 있다"며 "또한 요양산업은 정부와 보험사들의 니즈가 맞아 떨어져 보험업계의 새로운 먹거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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