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사이 10~20% 이상 급락..전문가들 "눈높이 낮춰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 결정 이후 중국 관련주가 힘을 못 쓰고 있다. 전문가들까지 중국의 한류 콘텐츠에 대한 보복이 한동안 이어질 수 있다며 엔터테인먼트 관련주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라고 조언할 정도다.
정부의 사드배치 결정 이후 코스닥 시장에서 엔터주는 현재까지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20% 이상 폭락했다.
8일 코스닥 시장에서 국내 연예기획사 주가는 지난달 8일부터 한 달 동안 와이지엔터테인먼트(-17.84%), JYP Ent.(-18.37%), 에스엠(-25.93%), 키이스트(-12.94%), 판타지오(-16.09%), 에프엔씨엔터(-16.8%) 등으로 급락했다.
최근 우리 정부가 사드 도입을 결정하면서 중국 관련 종목의 변동성은 매우 커진 상황이다. 지난주에는 중국이 한류스타들의 중국내 행사를 봉쇄하고 나서면서 예정돼있던 팬미팅, 영화 등이 줄줄이 취소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사드 후폭풍으로 인한 주가 하락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제조업 등이 한중 FTA 등 법적인 절차에 얽혀 규제가 쉽지 않은 반면 문화콘텐츠는 출연 금지 조치 등의 제재 방법이 다양하다는 것이 그 이유다.
최용재 흥국증권 연구원은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한국 콘텐츠 및 연예인에 대한 제재 지침 등 ‘루머’로 인해 최근 엔터주가 하락세를 보였다”며 “중국 당국의 구체적인 지침은 없는 것으로 파악되지만 실질적으로 중국 내 한류는 다소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류 훼손 우려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콘텐츠 관련 업종에 대한 불안은 지속될 것”이라며 “실적 불확실성이 높다는 점에서 눈높이를 낮추라”고 제안했다.
과도한 우려보다는 당분간 중국의 움직임에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정하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 내 여론이 한류에 부정적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데 동의한다”면서도 “중국의 스탠스 변화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지만 과도한 우려는 ‘진짜 현실’을 덮어버리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백찬규 KB투자증권 연구원도 “시진핑 정권은 정치, 경제, 문화, 글로벌 협약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로 부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과거와 같이 국제법이나 무역법에서 분쟁의 소지가 있는 고강도 정책을 내놓지는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 연구원은 이어“다만 국가 간 갈등이 시작되는 시점에서 향후 규제의 규모, 강도 및 정점 통과 시점을 가늠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그러나 과거의 사례, 주가의 선행성을 고려한다면 초기 관련주의 전반적인 하락 이후 품질과 경쟁력으로 지닌 업종과 대표 업종의 차별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키이스트 주가는 최근 중국에서 광고 계약을 새롭게 체결한 것으로 알려져 10% 이상 급등했다. 8일 종가기준 키이스트는 전 거래일 대비 10.67% 오른 3055원을 기록, 사드 불안감이 반영되기 이전 수준을 상당부분 회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