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Q 실적 KB금융 勝…양사, 하반기 '리스크 관리·비은행 강화' 역점

신한금융지주(왼쪽)와 KB금융지주(오른쪽) 본사 전경.

국내 리딩금융지주 자리를 놓고 다투는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가 나란히 2분기 실적 호조를 예고했다. 최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확대, 기업 구조조정 발(發) 악재 속에서 전해진 소식으로 관심이 모아진다.

1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신한지주는 전일보다 0.39% 상승한 3만8850원, KB금융은 1.32% 상승한 3만4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들 주가는 지난달 브렉시트 소식이 전해진 이후 낙폭을 키웠다가 현재까지 브렉시트 이전 수준을 회복한 상태다.

다만 양사 모두 3개월 전 연중 최고치를 호가한 것을 떠올리면 현재 주가는 아쉽다는 평이 나온다.

신한지주는 1분기 호실적 달성, 고배당 매력 등에 지난 4월21일 장중 한때 4만3200원까지 치솟았다. KB금융도 현대증권 인수 프리미엄에 지난 4월25일 장중 3만6600원을 찍은 바 있다.

상승세는 정부의 구조조정 방안이 발표되며 약세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신한지주와 KB금융의 시가총액은 현재까지 각각 1조9200억원, 7500억원 줄어들었다.

◇1분기 순익, 신한지주 압도적인 1위

신한지주와 KB금융은 지주사의 장점을 활용, 그룹사간 시너지를 극대화하며 앞선 1분기 시장 예상치를 크게 상회하는 ‘어닝서프라이즈’를 시현했다.

신한지주는 전분기 대비 90.9% 증가한 771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하며 지주사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순익을 냈다. 주력 계열사인 신한은행의 순이익은 1조4897억원으로 전년 대비 2.4% 늘었다.

한동우 신한지주 회장은 “신한금융은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자산 성장과 리스크 관리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면서 차별화된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했다.

KB금융도 전분기보다 57% 늘어난 545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최대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은 전분기 대비 170% 증가한 3872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그룹 차원의 비용절감 노력에 따라 일반관리비가 감소했고, 자산건전성 개선에 따른 충당금 전입액이 줄어든 것이 이익 증가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성장·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고 있어 금융업 전반에는 위기의식이 여전하다. 신한지주와 KB금융이 해외시장에 진출하고 비은행 부문 사업을 강화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특히 취임 직후 그룹 내 은행 순익 비중이 과도하다는 점을 고질적인 약점으로 꼽고 보험과 증권사 인수에 사활을 걸었다.

신한지주의 지난해 기준 비은행 부문 수익비중은 42% 수준이다. KB금융의 비은행 수익비중은 올해 1분기 전년 동기보다 5%포인트 확대한 29%를 기록했다.

KB금융은 현대증권 인수가 완료되면 비은행 순익 비중이 40%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2분기 KB금융 ‘선방’…충당금 부담↓

신한지주와 KB금융은 오는 21일 동시에 2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증권가에서는 우선 KB금융의 ‘선방’에 점수를 높게 주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KB금융의 2분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47% 증가한 4872억원으로 예상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예상치인 4322억원을 웃도는 어닝서프라이즈다.

KB금융은 리스크 관리에 집중해 한진해운 등에 대한 추가 충당금 적립 부담이 크지 않은데다 SK·포스코 주식 매각이익과 대한주택보증 평가이익 등이 반영돼 호실적을 낼 전망이다.

강혜승 연구원은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고 있는 KB금융은 이익 안정성이 높고 저평가 매력이 높다”며 “올해와 내년 배당수익률은 각각 3.9%, 4.6%로 예상돼 배당매력도 높다”고 분석했다.

반면 신한지주의 2분기 실적 전망은 밝지 않다.

신한지주에 대한 에프앤가이드의 2분기 순익 예상치는 605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2.47% 감소할 전망이다. 대우조선·SMP·딜라이브(옛씨앤앰) 등에서 약 1200억원 내외의 손실이 부담이 됐다.

다만 전문가들은 신한지주 실적에 비해 주가가 상대적으로 부진한 상황이라면서 투자의견 ‘매수’를 제시하고 있다.

박진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신한지주의 2016년 예상 당기순이익과 자기자본수익률(ROE)는 각각 2조5000억원과 8.3%로 업계 최고 수준으로 유지될 전망”이라며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5만5000원을 유지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신한지주(왼쪽)와 KB금융(오른쪽)은 각각 4월 고점을 찍은 이후 하락반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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