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점 5년 새 19% 사라져…지점 725곳 폐쇄
예금 가입 등 모든 업무 온라인 처리가 '일상'
은행, 페이퍼리스·AI 챗봇 관리 등 디지털 전환 가속
창구를 안 거치는 금융소비자가 늘면서 국내 은행의 점포 축소가 해마다 이어지고 있다. 예금·펀드 가입 등 업무 대부분을 온라인으로 처리하는 게 일상이 되고 있는 가운데, 은행권의 영업점은 4년 새 5분의 1 가까이 사라졌다.
은행들은 온라인 거래 중심으로 변화하는 소비자와의 접점을 강화해 디지털 금융 확대에 힘을 실어 왔다. 상품 가입, 외환 업무에 적용되는 디지털 전환이 속속 이뤄지고 있다.
◇금융소비자, 온라인 거래만…영업점포 5년 새 19%↓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일반은행(인터넷전문은행 제외)의 영업점은 3824개로, 5년 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유행하기 전인 2019년 말과 비교해 19% 감소했다. 출장소를 제외한 지점만 놓고 보면 3278개로, 725곳이 폐쇄됐다.
은행권의 점포 운영 중단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 실제로 국내 은행의 영업점 수는 해마다 줄어왔는데, 2019년 4719개에서 2020년 4438개로 축소된 데 이어 2021년 4151개, 2022년 3875개로 줄었다. 다만 지난해의 경우 무분별한 영업점 폐쇄를 막기 위한 금융당국의 '은행 점포 폐쇄 내실화 방안'이 마련되면서 감소 폭이 축소된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의 이같은 움직임은 코로나19 여파와 함께 디지털 금융 가속화에 따른 은행 방문자 수 감소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에는 온라인을 통해 대출·펀드·예금 가입 등 모든 업무를 처리하는 금융소비자 비중이 부쩍 높아졌다. 우리은행의 경우 비대면으로 가입한 적립식예금과 거치식예금이 각각 92.2%, 84.4%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BNK지주 등 지방은행도 온라인 펀드 가입 비중이 91.8%에 달한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앱에서 반영하는 업무들이 많이 늘고 있고, 대면 거래 니즈 자체가 줄고 있기도 하다"며 "오프라인 비중이 현저히 줄고 있어 점포를 많이 줄이는 추세"라고 말했다.
◇은행권 '디지털 전환' 속도…"직원은 상담만"
코로나19 이후에도 금융소비자의 온라인 거래 선호가 대세로 자리잡자 은행권은 페이퍼리스, 비대면 채널 컨시어지 등 디지털 전환 강화에 더욱 속도를 내왔다.
국민은행의 경우 최근 디지털 국민지갑 서비스를 확대했다. 일례로 기존에 신청자가 서류를 지참하고 은행에 내점했어야 하는 'KB스타클럽 가족고객제도'에 전자증명서를 통한 비대면 등록을 적용했다. 또 이달에는 '청년 주택드림 청약통장'에도 확대해 신청자 적격 여부를 비대면·자동 확인해 전환하는 프로세스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비대면 외화지급보증 신청에 전자무역서비스(EDI)로 비대면 처리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신청 단계부터 해외 전문 발송까지 은행 방문 없이 업무처리를 할 수 있게끔 하는 내용이다. 이전 외화지급보증 발행은 신청 기업이 은행에 신청서를 비롯해 계약서, 증권발행신고서 등 관련 서류를 직접 제출하는 과정을 거쳤다.
또 지난해 우리은행은 온라인 거래 선호 개인사업자를 위한 비대면 대출 특화 서비스 시행에도 나섰다. 기존의 영업점을 방문한 대출 상담 대신 전담 직원 또는 AI(인공지능) 챗봇을 통한 온라인 맞춤형 전담 관리를 제공한다는 게 골자다.
은행들의 디지털 전환 작업에는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은행권 다른 관계자는 "고객들 비대면 처리 선호는 앞으로도 더 커질 것이고 이에 따라 은행의 온라인 전환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일상 업무 대부분은 디지털 전환이 이뤄지고, 지점 직원은 상담이 필요한 업무만 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슬기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