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청강한의학역사문화센터, 근현대 한의학연구사 콜로키움 개최
한의사 제도 정립·한의학 세계화 초석 마련, 한의계 인프라 곳곳에 족적
근현대 한의학의 대명사로 불리는 제광(際光) 배원식 회장의 족적을 기리는 행사가 마련됐다. 배 회장은 현재의 한의사 제도 정립과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설립의 기틀을 확립하고, 최초의 한의학 학술잡지의 창간과 함께 한의학의 세계화에 초석을 마련한 인물이다.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사업단은 경희대학교 청강한의학역사문화센터와 공동으로 지난 14일∼15일 덕수궁 달개비와 경희대학교 정재한의학역사박물관에서 '근현대 한의학연구사 콜로키움 및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동의보감 특별전'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배원식 회장의 족적을 재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배 회장은 대한한의사협회장과 국제동양의학회장을 역임했으며 국제동양의학학술대회 등을 개최, 한의학의 세계화에 선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임상강의 내용을 기반으로 하는 '신한방의학총론'과 '한방임상치료학' 등의 한의학 이론서를 집필해 후학들의 임상과 학문적 능력 강화에 커다란 업적을 남기기도 했다.
1914년 경남 진해에서 출생한 배 회장은 1934년 평양 기성의학강습소에서 한의학 공부를 하며 한의사로서의 뜻을 세운 뒤 만주 장춘에서 신경 대륙의원을 개설, 한의 진료를 통해 당시 유행하던 스페인 독감과 장티프스 등을 치료해 명성을 날렸다.
1951년 '국민의료법' 제정 당시 현재의 한의사 제도가 확립되는 데 크게 기여한 것은 물론 경희대 한의대의 전신인 서울한의과대학 설립에 참여하고, 교수로 강단에서 후학들을 지도하는 등 한의학의 학문적 발전에도 일익을 담당했다.
또한 1954년 한의학 최초의 학술잡지인 '의림(醫林)'을 창간해 한의계의 학술동향과 임상, 현안 등을 토론하는 학술의 장으로서 역할을 수행하는 한편, 동방의학회 회장, 동방장학회 회장, 대한한의사협회장을 역임하며 한의학을 학문적, 정치적인 측면에서 진두지휘하기도 했다.
특히 배 회장이 한의학 발전에 촉매가 되는 업적을 남긴 것으로는 당시 국내 의료계가 국제행사 개최를 엄두조차 내지 못하던 시기에 제3회 국제침구학술대회를 유치하고, 제1회 국제동양의학학술대회를 개최해 한의학의 세계화에 초석을 다진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이후 국제동양의학학회 회장에 추대돼 국교 수립 이전인 1980년대 초부터 구 소련과 중국, 동유럽 국가들과 한의학 및 전통의학 학술교류를 통해 한의학의 국제화를 공고히 한 바 있다.
이번 행사는 14일에는 '근현대 명의 배원식을 이야기하다'라는 주제로 배 회장의 수제자인 배원식한의원 이종안 원장(한의학 박사)과 김남일 전 경희대 한의대 학장이 각각 발표자와 대담인으로, 국수호 세명대 한의과대학 교수가 지정토론자로 나서 나서 배 회장의 업적을 회고하는 콜로키움으로 진행됐다.
이 원장은 "배원식 회장은 근현대 한의학의 대명사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몇 개의 단어로 집약해 표현해내기 어려울 정도로 수많은 업적을 이루어 냈다"며 "배원식 회장의 왕성한 활동은 지금도 후배 한의사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고 그 업적들은 한의계 인프라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고 말했다.
김 전 학장은 "배원식 회장은 한의계의 위대한 인물로 오로지 한의학과 한의학 발전, 한의학의 세계화를 위해 평생 매진해 온 분"이라며 "그럼에도 아직까지 배원식 회장의 업적을 제대로 조명하는 작업이 미진했던 만큼 이제라도 후학들이 유지를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15일에는 경희대 정재한의학역사박물관에서 차웅석 청강한의학역사문화센터 센터장이 근현대 명의 배원식과 한의학 인물을 소개하고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동의보감 특별전을 진행했다.
김신회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