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자금 투입의 상징이었던 우리은행 경영정상화 약정이 사실상 풀린다. 우리은행의 기업가치를 높이고 매각 작업을 서두르겠다는 금융당국의 뜻으로 평가된다. 전날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중동 국부펀드를 앵커투자자로 삼고 수의계약으로 매각하겠다고 밝힌데 이은 후속조치다.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경영정상화 이행약정(MOU) 관리체계 제도개선안'을 2일 발표했다.
금융위는 우선 MOU 완화요건에 누적 회수율이 50%를 초과할 경우 완화 가능하다는 기준을 추가하기로 했다. 공적자금을 투입한 금융사가 배당 등을 통해 신속하게 공적자금을 상환할 요인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신설된 누적 회수율 기준을 충족해 MOU가 완화될 수 있는 금융회사는 우리은행이 유일하다. 9월말 기준 우리은행은 회수액을 지원액으로 나눈 누적 회수율이 64.2%를 기록하고 있어 기준인 50%를 초과했다.
또 현재 '1대 주주 지위 상실'이 요건인 MOU 해지에 대해, 매각 성공으로 과점주주군이 형성되는 등 예보가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하지 아니할 경우에는 공자위 의결을 거쳐 MOU 해지가 가능하도록 근거를 마련했다.
전요섭 금융위 구조개선지원과장은 우리은행을 과점주주에 매각시 MOU를 해지하는 문제에 대해 "매각 성공여부와 과점주주군 형성여부 등은 매각 결과를 보고 공자위가 판단할 것"이라며 "그에 따라 MOU 해지여부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익성 지표에 대한 관리도 비용통제적 관점보다 결과지표 중심으로 전환된다. 이에 따라 현재 지표에서 판매관리비용률과 1인당조정영업이익을 삭제하고 ROE를 추가하기로 했다.
전 과장은 "결과지표 중심의 관리체계에 부합할 수 있도록 자산효율성 지표인 ROA 외에 주주가치를 대표하는 자기자본 효율성 지표인 ROE를 추가하여 관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또 판매관리비용률이 삭제됨에 따라 광고선전비 확대와 전략적 지점 개설 등을 통해 영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또 1인당조정영업이익 지표의 삭제로 인력채용과 구조조정 등에서 전략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밖에도 중장기 성과 중심의 의사결정을 유도하기 위해 목표부여시 IT투자와 통상임금판결소송, 인력구조개선비용 등 일회성·비경상적 요인을 제외하기로 했다.
또 목표 이행 수준을 평가할 때 경쟁사 대비 개선도 양호지표에 대해 가점제를 도입하고, 현재 80점이 기준인 지표별 과락제도 폐지하기로 했다.
전 과장은 "공적자금 회수정도에 따라 MOU를 완화할 수 있도록 해 우리은행도 즉시 MOU 완화가 가능하다"며 "우리은행 경영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는 가운데 조기 민영화를 추진하고자 하는 정부의 의지를 반영해 시장신뢰를 높였다"고 밝혔다.
- 기자명 윤정원 기자
- 승인 2015.10.02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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