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가 31일(현지시간) 상승세로 한 해를 마무리했다. 거래량이 적은 가운데 처음엔 매도세가 우세했지만, 경기회복 기대감이 일면서 오후 들어 매수세가 살아났다. 덕분에 다우·S&P500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196.92포인트(0.7%) 오른 3만606.48을 기록했다. S&P500은 3756.07로 0.6% 뛰었다. 나스닥지수는 0.1% 상승한 1만2888.28을 나타냈다.
다우 종목 가운데는 인텔이 2.2% 오르며 전체 흐름을 주도했고, S&P500 종목 중에는 금융, 유틸리티 업종이 각각 1% 넘게 뛰어 상승세가 돋보였다. 경기민감주들이 선방한 셈이다. 코로나19 백신 보급이 새해에 경기회복세를 가속화하리라는 기대가 배경이 됐다.
미국 노동부가 이날 발표한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78만7000건)가 시장 전망치(82만8000건)를 밑돈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이로써 뉴욕증시 3대 지수 모두 연간 기준으로 2년 연속 올랐다. 다우지수는 7.3% 상승했고, S&P500지수는 16.3% 뛰었다. 나스닥지수는 43.6%로 2009년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올해 세계 증시는 최근 여느 해보다 높은 수준의 변동성을 겪었다.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는 S&P500지수가 올해 253거래일 가운데 1% 이상 오르거나 내린 날이 110거래일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지난해에는 이런 경우가 38거래일에 불과했다.
지난 3월 대폭락 사태 뒤에 이어진 급반등은 그야말로 극적이다. S&P500지수는 당시 하루 만에 12% 추락했다가 두 차례나 9%가 넘는 랠리를 펼쳤다.
정부와 중앙은행의 강력한 재정·통화정책이 글로벌 증시가 급반등하는 기폭제가 됐다. 특히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역할이 컸다. 연준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신속하고 공격적인 통화부양 조치로 투자심리를 되살렸다.
경기회복 기대감에 한창 고전했던 경기민감주가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지만, 올해 뉴욕증시에서는 기술주의 랠리가 단연 돋보였다. CNBC에 따르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알파벳(구글 모회사), 페이스북, 테슬라, 엔비디아 등 시가총액 상위 7대 기술기업들이 1년 새 불린 시총이 3조4000억달러에 이른다.
특히 애플은 지난 8월 사상 처음으로 시총 2조달러를 돌파했다. 애플 전문 애널리스트 출신인 진 먼스터는 이날 CNBC의 '스쿼크박스' 프로그램을 통해 애플 주가가 200달러에 이를 것이라며, 시총 3조달러 시대를 예고했다. 애플 주가는 이날 132.69달러를 기록했다. 1년 동안 80% 이상 올랐다.
미국 전기차 회사 테슬라는 올해 무려 8배 넘게 폭등했다. 테슬라는 이제 시총 기준으로 주요 자동차업체를 모두 합한 것보다 큰 회사가 됐다. 그 사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 다음 가는 세계 2위 부자로 부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