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미국 뉴욕증시에서는 정치권의 추가 재정부양 논의와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통화완화 여부가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두 변수 모두 일단은 긍정적이라서 코로나19 백신 기대감에 따른 랠리가 지속될 공산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주 뉴욕증시 다우지수는 1.03%, S&P500지수는 1.67%, 나스닥지수는 2.12% 올랐다. 마지막 거래일인 4일에는 3대 지수 모두 장중, 종가 기준 신고점을 새로 썼다.
영국이 처음으로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을 긴급승인하는 등 백신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된 가운데 미국 정가에서 추가 재정부양 논의에 속도가 붙었다는 소식에 시장에서는 연내 타결 가능성을 엿보는 분위기다.
일련의 호재는 이번주에도 랠리를 부추기기 쉽다. 영국은 빠르면 7일부터 새 백신 접종에 나설 태세이고, 미국과 유럽연합(EU)도 이 백신의 승인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미국 상원 초당파 의원들도 빠르면 7일 9000억달러 규모의 추가 재정부양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민주당이 당초 2조달러 이상, 공화당이 5000억달러 규모의 부양책을 각각 주장해온 만큼 양측 어느 정도 양보하면 연내 타결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의회가 오는 11일까지 처리해야 하는 예산안과 함께 추가 부양책에 합의를 볼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미국 노동부가 지난 주말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11월 고용지표(신규 고용 24만5000명, 시장 예상치는 44만명)를 발표한 만큼 추가 부양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10월 신규 고용자수는 61만명에 달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다시 대규모 실업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경제고문을 지낸 제이슨 퍼먼은 CNN비즈니스에 "경제가 더 좋아지기 전에 더 나빠질 것"이라며 "12월과 1월에 고용자 수가 쉽게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CNN비즈니스는 이코노미스트들이 올 봄과 같은 실업사태의 재연을 예상하지는 않지만, 지난 2월 이후 실업자로 남아 있는 이가 1000만명에 가까운 만큼 미국 노동시장은 조금만 흔들려도 경제에 큰 걱정거리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백신이 내년 경제 회복에 큰 원동력이 되겠지만, 실질적인 개선이 이뤄지기까지는 갈 길이 멀고 험난할 것으로 본다. 투자자들이 미국 정치권의 추가 재정부양 합의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이유다.
이번주에는 유럽발 소식도 뉴욕증시에 적잖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10~1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유럽연합(EU) 정상회의와 10일 예정된 ECB의 통화정책회의가 관심사다.
EU 정상회의에서는 의제 가운데 하나로 영국과 EU의 미래관계가 논의될 전망이다. 영국은 지난 1월 31일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단행했다. 이후 올해 말을 시한으로 하는 이행기를 통해 EU와 무역 등 미래관계 협상을 벌여왔다.
추가 통화완화 결정이 예상되는 ECB의 통화정책회의는 다음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통화정책 향방과 관련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주요 이슈를 제외하면 이번주는 시장에서 크게 주목할 만한 경제지표 발표 일정이 뜸하다. 10일에 발표될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와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11에 나오는 11월 생산자물가지수(PPI)와 12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정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