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투자은행 UBS와 다국적 회계컨설팅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가 낸 '억만장자 인사이트 2020' 보고서 표지[사진=보고서 캡처]
스위스 투자은행 UBS와 다국적 회계컨설팅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가 낸 '억만장자 인사이트 2020' 보고서 표지[사진=보고서 캡처]

자산을 분산 투자하는 게 슈퍼리치 자리를 오래 유지하는 최선의 비결이라고 미국 인터넷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매체는 부의 불평등이 심해지면서 갑부가 되기도 힘들어졌지만, 슈퍼리치 자리를 지키기도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와 다국적 회계컨설팅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최근에 낸 '억만장자 인사이트 2020' 보고서에 따르면 억만장자 타이틀을 유지하는 게 10년 전보다 최근에 훨씬 더 어려워졌다. 2009년 20억달러 이상 재산을 보유했던 억만장자 가운데 지난해까지 재산이 10억달러 미만으로 줄어 억만장자 타이틀을 잃은 이는 모두 153명(사망자 제외)이다.

주목할 건 전체 탈락자의 절반에 가까운 70명이 2018년(36명, 전체의 1.7%)과 2019년(34명, 1.7%), 불과 2년 사이에 발생했다는 점이다. 2010년 탈락자는 3명으로 당시 전체 억만장자의 0.3%에 불과했다. 경기악화 우려 속에 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최근 들어 재산을 지키는 게 부쩍 더 어려워졌다는 얘기다.

억만장자 대열 탈락자 수와 그 비율[자료=UBS·PwC '억만장자 인사이트 2020' 보고서 캡처]
억만장자 대열 탈락자 수와 그 비율[자료=UBS·PwC '억만장자 인사이트 2020' 보고서 캡처]

억만장자 대열에서 밀려난 이들은 재산을 한 바구니에 담은 게 문제였다. 보고서는 전체 탈락자들이 거의 모두 재산을 기업 한 곳에 두고 있었다며, 이 기업들이 어려움에 처하면서 '부의 침식'(wealth erosion)이 일어났다고 지적했다.

미국 전자담배업체 '쥴'의 공동 창업자 애덤 보윈과 제임스 먼시스, 미국 패스트패션업체 포에버21의 한국계 공동 창업자인 장도원·장진숙 부부 등이 지난해 억만장자 대열에서 탈락한 34명 가운데 포함됐다. 

쥴은 유해성 논란 속에 강화된 규제로 사업에 어려움을 겪다가 최근 한국 등에서 발을 빼기로 했고, '성공신화'를 자랑하던 포에버21은 전자상거래 바람 등에 밀려 고전하다가 지난해 파산했다. 부의 유일한 기반이던 회사가 흔들리면서 부의 침식이 일어난 셈이다.

보고서는 억만장자 지위를 안정적으로 유지해온 이들의 공통점으로 투자 분산을 들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분산 투자를 통해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는 데 따른 위험을 피하라는 전문가들의 조언은 재산 규모와 무관하다고 거들었다.   

보고서 저자들은 "여러 기업과 자산에 대한 분산이 부를 지키는 열쇠라는 게 우리의 분석 결과"라며, 억만장자들이 부의 침식을 피하기 위해 선호하는 분산 투자처 가운데 하나로 부동산을 꼽았다. 전체 억만장자의 절반 가까이가 순자산의 21~40%를 부동산에 넣어뒀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부동산 같은 분산 투자처가 지난 10년간 강력한 수요와 저금리 환경 아래 상당한 수익을 억만장자들에게 안겨줬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정보기술(IT), 헬스케어 부문의 혁신가들도 억만장자 자리를 지키려면 기존 사업을 쇄신하거나 새로운 벤처에 대한 재투자를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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