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디지털위안화' 견제...주요 중앙은행들 디지털화폐 발행 3원칙도
일본은행(BOJ)이 내년부터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발행을 위한 초기 단계 실험에 나선다.
9일 블룸버그와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BOJ는 이날 낸 보고서에서 "전반적인 지급결제 시스템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확보한다는 관점에서 적절한 방법으로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철저히 대응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BOJ는 CBDC를 당장 발행할 계획이 없다는 방침을 재확인하면서도 이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가능성에 대비해 내년부터 초기 단계 실험에 착수할 것이라고 했다.
BOJ는 최근 현금 거래가 빠르게 디지털로 흡수되고 있는 데 대해 "현금 유통이 급격히 줄게 되면, CBCD를 발행해 감소분을 메워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BOJ가 CBDC 실험에 나서는 건 중국 인민은행을 비롯한 경쟁자들을 따라 잡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디지털화폐 패권을 쥐기 위한 중앙은행들의 경쟁이 머잖아 거세질 것으로 본다.
이 분야에서는 현재 인민은행이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민은행은 이미 수년째 CBDC를 연구해왔고,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즈음 도입을 목표로 지난 4월 일부 은행들의 '디지털위안화'의 가상 사용 실험을 승인했다.
중국이 디지털위안화 도입에 적극적인 건 일차적으로 돈세탁과 탈세 등을 막으려는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는 국제 결제에서 달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은 지난 2월 디지털위안화에 대한 경계감을 드러낸 바 있다.
BOJ가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유럽중앙은행(ECB), 영국 중앙은행(BOE) 등 6개 중앙은행과 국제결제은행(BIS)의 CBDC에 대한 공동 연구결과도 담겼다.
이들은 CBDC를 실제 발행하기 위한 기본원칙으로 ①현금은 물론 페이스북의 '리브라' 같은 민간 디지털통화 등과 공존해야 하고 ②중앙은행의 정책목표 달성을 지원하고 금융안정을 저해해선 안 되며 ③기술혁신과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모았다.
CBDC의 특징으로는 현금과 다를 바 없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현금처럼 누구든, 언제 어디서나, 안전하게 저렴한 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려면 현금·예금 등과 쉽게 교환돼야 하고, 현금이나 스마트폰 결제가 용이해야 하며, 결제가 즉시 이뤄져야 한다.
보고서는 다만 각국 중앙은행이 실제로 CBDC를 발행해야 하는지 여부에 대한 의견은 담지 않았다. 경제·금융 환경과 사회구조가 나라마다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인 형식을 정하는 건 현실적이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