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전기차 전용플랫폼 출시 계획..."테슬라 압박할 것"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독보적인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선도해왔다. 테슬라 때문에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 변화 시기가 앞당겨졌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이는 그대로 주가에 반영됐다. 올해 초 400달러대에 머무르던 테슬라 주가는 지난달 1600달러선을 넘어섰다. 기업가치가 전통의 강호 제너럴모터스(GM)나 독일의 폭스바겐, 일본의 도요타 등보다 훨씬 커진 것이다.
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도 테슬라에게는 기회가 됐다. 내연기관차 판매가 급감한 가운데 더욱 돋보이는 실적을 냈다. 그러나 테슬라의 독주가 언제까지 지속할지는 미지수다. 후발주자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입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기존 완성차 업체가 빠르게 전기차 체제로 전환하며 테슬라를 압박하고 있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자동차 기업의 전기차 전용플랫폼 도입이 본격화하는 내년부터 시장에 테슬라만 존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자동차 기업은 변화대응 능력에 따라 '그린'과 '디지털'로 대변되는 뉴이코노미로의 사업 전환에 성공하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곳으로 구분될 것"이라며 "당장 내년부터 장기 생존이 힘겨워 보이는 기업들이 먼저 구분돼 나타나고, 주가 차별화가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테슬라에 도전하는 기존 자동차 업계의 좋은 사례가 현대차다. 현대차는 전기차와 수소차, 자율주행, 2차전지 기업과의 협업 등으로 빠르게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미래를 대비할 곳간도 풍부하다. 올 2분기 영업이익이 590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 이상 줄었지만, 현금성 자산이 11조원에 육박한다. 투자 여력이 충분하다는 뜻이다.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 시행도 현대차에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지난 14일 청와대의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2025년까지 전기차 100만대 판매, 시장 점유율 10% 이상 달성이 목표"라며 "전기차를 23종 출시하고, 수소전기차의 핵심인 차세대 연료전지시스템도 개발하겠다"고 강조했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현대차가 럭셔리 브랜드와 전기차, 수소차 시장에서 입지가 오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목표주가를 기존 13만원에서 15만원으로 상향한다"며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전기차 전용플랫폼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 추가 상승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