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쇼크에 미·중 무역전쟁 재발까지?...파국 피할 것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최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지만,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과 지난 1월 맺은 1단계 무역합의를 깨고 싶어하진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쇼크가 한창인 가운데 오는 11월 대선을 앞둔 트럼프 행정부로서는 경제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채탄 아야 모건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 겸 경제 담당 글로벌 책임자는 5일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의 '스쿼크박스' 프로그램에서 "현 시점에서 경제적 측면으로 보면, 미·중 1단계 무역합의가 지속되고 관세와 관련한 갈등이 새로 고조되지 않으면 세계 경제 전망이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당장은 경제에 초점을 맞춰 중국과의 1단계 무역합의를 깨고 싶어 하지 않을 것으로 봤다. 코로나19 충격이 거센 마당에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을 재개하면서까지 세계 경제에 충격을 주진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 1월 1단계 무역합의에 최종 서명하며 2년간 이어온 무역전쟁을 일단락지었다. 세계 양강(G2)의 정면 충돌 우려로 초긴장 상태에 놓였던 세계 경제도 안정을 되찾을 수 있었다.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생한 코로나19와 중국의 홍콩보안법 제정 강행에 트럼프 대통령이 발끈하면서 다시 고조된 G2 갈등은 무역전쟁 재발 우려를 부추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중국과의 1단계 무역합의를 끝내야 할지 고민이라고 밝혀 G2 '신냉전' 공포를 자극했다. 코로나19 쇼크로 이미 큰 타격을 입은 세계 경제가 미·중 갈등으로 아예 무너질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미·중 1단계 무역합의에 대해 새로운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오히려 그의 침묵을 긍정적으로 본다. 이런 가운데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함께 미·중 무역협상을 주도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전날 1단계 무역협상을 매우 좋게 본다며, 중국이 몇몇 구조개혁에서 꽤 좋은 성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중국도 지난주 미국과 맺은 1단계 무역합의 이행 의지를 재확인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중국이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미국산 제품 수입 약속을 제대로 지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이에 대해 싱가포르 은행인 OCBC의 토미 시에 중화권 리서치 부문 책임자는 이날 CNBC의 '스트리트사인아시아' 프로그램에서 미·중 1단계 무역합의의 위상이 결국 트럼프 행정부에 달렸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이 자국 제품 수입을 늘리도록 시간을 얼마나 줄지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시에는 대신 다른 우려도 있다고 했다. 미·중 갈등의 초점이 지난해까지는 무역에 맞춰져 있었지만 첨단기술, 금융시장, 중국의 코로나19 책임론 등으로 전선이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