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불안에 중국 증시 낙폭까지 겹쳐

아시아증시가 새해 첫 거래일부터 패닉 장세를 보였다. 중국의 경제지표가 부진하게 나온 데다 중동발 불안이 확산해 유가가 급등세를 보인 탓이다. 여기에 중국 증시가 거래 첫날 5% 이상 폭락하면서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해 투자 심리가 크게 악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4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오후 1시 34분(현지시각) 전장보다 6.85% 하락한 3296.66으로 거래가 중단됐다. 선전증시도 8.19% 떨어진 2119.90으로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를 모아둔 상하이선전300(CSI300)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5% 이상 하락해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된 이후 낙폭을 재차 확대해 7% 이상 떨어졌기 때문이다.

중국의 서킷 브레이커 제도는 CSI300지수가 5% 이상 등락하면 거래가 15분간 멈춘다. 7% 이상 등락한 때부터는 당일 거래가 완전히 중단된다.

이날 중국 증시의 낙폭 확대는 중동발 위기로 급락한 아시아 증시를 일제히 끌어내렸다. 닛케이지수는 전장보다 3.06% 하락한 1만8450.98로, 한국의 코스피지수는 2.17% 떨어진 1918.76으로 각각 장을 마쳤다.

항셍지수와 항셍H 지수도 중국발 쇼크에 각각 2%와 3% 이상 하락했다. 대만증시도 2.68%로 마감했다.

아시아 증시는 중동발 불안에 하락세를 보이며 출발했다. 새해 벽두부터 중동의 이슬람 수니-시아파 양대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으로 내닫고 있다는 소식이 퍼졌기 때문이다. 중동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면 국제유가가 반등하고 이에 따라 위험자산인 주가는 하락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날 아시아 증시 급락과 관련해 "진앙지는 중국"이라며 "중국 12월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부진하게 나오면서 중국의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불거졌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중국의 12월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역시 48.2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인 48.9를 밑돌았다. 이는 전월의 48.6보다 낮아진 것으로 경기가 계속 위축세를 보임을 시사한다.

지난 1일 발표된 중국의 공식 제조업 PMI는 49.7을 기록했다. 전월(49.6)보다는 개선된 것이지만, 시장 예상치인 49.8에는 못 미쳤다.

중국 증시가 오후 들어 낙폭을 확대한 것도 아시아 시장 전반의 투자 심리를 크게 악화시켰다.

이 연구원은 "중국 증시에서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되며 투자 심리를 악화시켰다"며 "중국은 개인 투자자 비중이 커서 매물이 매물을 불렀을 가능성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오는 8일부터 상장사 주요 대주주들의 지분 매각이 가능해진 점도 투자 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증시가 폭락하자 상장사 주요 대주주의 지분 매각을 6개월간 제한한 바 있다.

박석중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대주주 지분 매각 제한 조치가 1월 8일에 해제되고 올해부터 기업공개(IPO)를 확대하는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중국 증시가 폭락장을 연출하면서 당국의 추가적인 조치가 나올 수 있다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이 연구원은 "중국의 PMI가 안 좋고, 경기둔화 우려가 나오면 경기부양 대책이 추후에 따라 나왔다"라며 "따라서 이후 시차를 두고 지급준비율 인하나 유동성 공급 등과 같은 대책이 나올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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