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수출입은행에서 열린 '제7차 코로나19 대응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제5차 경제활력대책회의 '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국의 실질성장률과 잠재성장률이 지난 20년간 급격한 속도로 동반 하락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식어가는 성장엔진을 재점화하려면 생산성을 높이고 규제개혁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20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01∼2019년 국내총생산(GDP)증가율(성장률) 등 통계를 분석한 결과를 내놨다. 

5년 단위 분석에서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2001∼2005년 5.0%에서 2006∼2010년 4.3%, 2011∼2015년 3.1%, 2016∼2019년 2.9%로 2000년 이후 계속 하락했다.

하락폭(2.1%포인트)은 라트비아(5.1%포인트), 리투아니아(4.1%포인트), 에스토니아(3.3%포인트), 그리스(2.7%포인트)에 이어 OECD 회원국 가운데 5번째로 컸다.

한국의 경제성장률 하락폭은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 이상인 OECD 23개 회원국 중 가장 큰 것이라고 한경연은 설명했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2010년까지 세계 경제성장률보다 높았으나 2011년 이후에는 이를 상회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의 잠재성장률 역시 분석 기간 4.7%(2001∼2005년)에서 3.0%(2016∼2019년)로 1.7%포인트 떨어졌다. 낙폭이 OECD 국가 중 8번째로 컸다. 같은 기간 OECD 국가 평균 잠재성장률은 0.4%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쳤다. 독일(0.8%포인트), 덴마크(0.3%포인트), 아일랜드(0.7%포인트) 등은 오히려 잠재성장률이 올랐다.

한경연은 "잠재성장률은 경제의 기초체력을 나타내는 것으로 단기간에 변화하는 것이 아닌데, 한국의 잠재성장률 하락 폭이 커 성장잠재력 하락세도 빠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한국경제의 성장 엔진 재점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실질 GDP와 잠재 GDP의 차이를 나타내는 'GDP 갭' 지표도 한국은 2013년부터 작년까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한국의 GDP 갭은 2013년부터 작년까지 -0.3%, -0.5%, -0.9%, -1.2%, -1.1%, -1.4%, -2.1%로 격차가 커지는 추세다. 작년치는 OECD 국가 가운데 그리스(-10.1%), 칠레(-3.8%), 멕시코(-3.0%), 이탈리아(-2.3%) 다음으로 컸다.

한경연은 "경제가 발전하고 성숙화 과정을 거치며 성장률과 잠재성장률이 둔화하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지만, 한국은 하락의 정도가 유난히 크다"며 "생산성 향상과 신산업 육성, 고부가 서비스 창출 등으로 경제 역동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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