훗날 역사는 사무실 공유업체 '위워크'(WeWork)를 어떻게 평가할까. 추락한 유니콘(기업가치가 10억달러 이상인 스타트업)이 될까, 한국계 일본인 투자자 손정의가 되살린 성공한 기업이 될까. 

손정의가 이끄는 투자회사 소프트뱅크는 23일 경영난에 휩싸인 위워크에 100억달러를 추가로 펀딩해 경영권을 확보했다고 확인했다. 신규 펀딩 가운데 50억달러는 위워크의 채권 매입으로, 30억달러는 기존 주식을 공개매입하는 방식으로, 15억억달러는 이미 약속했던 자금지원을 앞당기는 식으로 이뤄진다. 이번 펀딩으로 소프트뱅크의 위워크 지분은 29%에서 80%로 확대된다.

문제는 소프트뱅크가 이미 위워크에 106억5000만달러를 투자했다는 점이다. 사무실을 통으로 장기 임차한뒤 여러 사무공간으로 나눠 재임차해주는 사업이 주력인 위워크는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창업자의 도덕적 해이문제까지 겹쳐 자금난에 빠졌다. 성공에 대한 기대가 확 줄어든 가운데 기업공개(IPO)도 불발됐다. 

결국 소프트뱅크는 이번 신규펀딩에서 위워크의 기업가치를 80억달러 수준으로 매겼다. IPO를 계획하며 알려졌던 밸류에이션 470억달러의 17%에 수준에 불과하다. 위워크의 가치가 몇 개월 사이에 거의 1/5로 오그라들었다. 

전문가들은 애시당초 손정의가 계산한 위워크의 밸류에이션이 과장됐다고 지적한다. CNBC방송은 '위워크의 470억달러 밸류에이션은 손정의가 만들어낸 픽션(소설)'이라고 혹평했다. 그러면서 위워크가 처음부터 손정의로부터 그렇게 많은 투자금을 받지 않았더라면 실패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CNBC에 따르면 위워크는 소프트뱅크로부터  2018년 11월, 2019년 1월 각각 30억달러, 20억달러의 투자를 받았고 위워크의 밸류는 200억달러에서 470억달러로 급등했다. 위워크가 소프트뱅크의 영향을 받지 않았던 2016년으로 돌아가 기업가치를 470억달러가 아니라 169억달러로 평가받는다면 IPO에 성공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CNBC는 예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위워크가 금융위기 이후 본 적 없는 가치 증발을 겪었다'며 위워크의 멜트다운(융해) 소식을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위워크와 소프트뱅크에 대해 일본의 공포만화 '소용돌이'의 호러쇼를 보여줬다고 표현했다.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위워크가 파괴의 소용돌이로 빠져들고 있다며 위워크의 밸류에이션 급락은 소프트뱅크에 큰 문제를 줄 수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실제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또다른 벤처기업인 우버(차량공유업체)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잇다. 우버는 위워크와 달리 IPO를 실시했다. 하지만 우버는 상장전 밸류에이션이 1200억달러에 달했지만 현재 시가총액은 470억달러로 쪼그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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