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새우깡

농심이 국민과자로 불리는 '새우깡'의 원재료를 국산에서 미국산으로 바꾸려다가 철회했다. 꽃새우를 납품하는 군산지역 어민들이 반발한 데 따른 결정이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날 전라북도와 군산시 관계자는 서울 농심 본사를 찾아 군산 꽃새우 재구매에 대해 협의했다. 농심이 내세운 것으로 알려진 원재료 변경 이유가 품질이었던 만큼 군산시에서는 꽃새우의 품질을 보증하겠으니 다시 구매해 달라고 요청했고, 농심은 이를 조건으로 꽃새우 재구매를 약속했다.

앞서 농심은 서해 바다 환경이 악화된 탓에 생물 새우 원료에 폐기물이 섞여 나오는 일이 많아졌다며 품질 관리를 위해 원재료를 바꾸겠다고 밝혔다. 국내 어민들은 저인망식으로 꽃새우를 채취해 바다 밑에 깔린 폐기물이 어망에 섞여 들어가는 경우가 많지만 미국은 중간 수심에서 그물을 들어 올리는 방식이라 상대적으로 원물 상태가 깨끗하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서해 꽃새우만 사용하던 농심은 지난 2016년부터 미국산 새우 50%를 섞어 쓰기 시작했다. 올해부터는 군산 꽃새우를 쓰지 않았다.

결국 군산지역 어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농심의 꽃새우 구매량이 군산 꽃새우 전체 생산량의 60∼70%를 차지하는 상황이다보니 어민들의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때 한 상자(14~15㎏)에 9만 원까지 갔던 꽃새우 위탁판매 가격은 농심의 구매 중단 결정 후 최근 2만7000~2만8000원까지 떨어졌다. 농심 새우깡 한 봉지에는 약 4마리의 꽃새우가 들어간다.

이에 군산시의회는 군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농심이 서해 해산물을 모두 오염물로 치부해버렸다"며 "48년간 농심만 믿고 납품해온 군산 어민들을 배신하는 비윤리적 행태를 규탄한다"고 반발했다.

어민들의 반발이 커지자 농심은 원재료 변경안을 뒤집었다. 뿔난 '어심(漁心)'에 두 손을 든 것이다. 농심의 미국산 원재료 사용 철회로 소비자들은 다시 국산 원재료로 만든 새우깡을 맛볼 수 있게 됐다.

농심은 "서해가 오염돼 꽃새우를 납품받지 않기로 했다는 것은 오해"라며 "논란을 야기해서 어민들께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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