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플라스틱 등 폐기물 많아, 품질과 소비자 안전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

농심 새우깡

'국민 과자'인 새우깡이 48년만에 국산 새우를 포기했다. 이로인해 국산 꽃새우 가격은 폭락했고 새우깡을 생산하는 농심에 새우를 판매하던 전북 군산 지역 어민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꽃새우를 채취하는 군산지역 어민들로 구성된 군산연안조망협회는 25일 군산시수협을 찾아 꽃새우 가격 폭락에 대한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한때 1상자당(14∼15㎏들이) 9만원을 넘어섰던 꽃새우 위탁판매 가격이 최근 2만7000∼2만8000원까지 급락하며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됐기 때문이다.

수협은 꽃새우의 가격이 3분의 1수준까지 떨어진 이유가 농심이 새우깡의 주원료를 수입산으로 대체한 탓이라고 주장했다.

농심은 한해 300∼500여t 군산 꽃새우를 원료로 사용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군산 꽃새우 전체 생산량의 60∼70%에 달한다. 하지만 수입산 가격이 1만7000원가량으로 국내산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군산 꽃새우를 외면하게 됐다는 것이다.

농심에 따르면 그 동안 새우깡의 주 원료는 군산 꽃새우였다. 그러나 서해 바다 환경이 나빠진 탓에 7~8년 전부터 생물 새우 원료에 폐기물이 섞여 나오는 일이 잦아졌다.

농심은 자체적으로 시설을 강화해 원료 선별 공정 과정에서 폐기물을 걸러냈다. 3년 전부터는 미국산 새우와 국산 새우를 반반씩 섞어 새우깡을 제조했다.

국내 어민들은 저인망식으로 꽃새우를 채취해 바다 밑에 깔린 폐기물이 어망에 섞여 들어가는 경우가 많지만 미국은 중간 수심에서 그물을 들어 올리는 방식이라 상대적으로 원물 상태가 깨끗하다고 농심 측은 설명했다.

하지만 더 이상 국산 새우로는 품질 안정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려 지난해를 끝으로 군산 꽃새우를 더이상 납품받지 않고 있다. 농심은 매해 여름, 1년 동안 쓸 새우를 샀는데 국산 새우는 지난해를 마지막으로 구입하지 않고 있다. 올 연말 재고로 비축한 국산 새우가 모두 소진되면 내년부터 100% 미국산 새우로 새우깡을 만들게 된다.

새우깡. 사진=연합뉴스

농심 관계자는 "서해 바닷속 환경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며 "생물새우 원료에 폐플라스틱 등 폐기물이 섞여 나오는 사례가 해가 갈수록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식품 제조사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품질과 소비자 안전"이라며 국산 새우를 포기할 수 밖에 없었던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48년 간 새우깡의 원료로 사용된 꽃새우는 몸이 붉은 빛을 띠고 우리나라 서해에서 주로 서식하며, 껍데기는 단단한 편으로 몸은 통통하다. 수확은 보통 6~7월이 제철이며, 5월에서 7월까지 짝짓기와 산란이 시작되는데 이 때 건져 올리는 꽃새우가 과자 새우깡에 들어가는 재료로 사용돼 왔다.

새우는 철분과 칼슘 등의 영양소가 풍부해 성장기 어린이에게 좋을 뿐만 아니라 타우린 성분이 많아 피로회복과 당뇨, 시력저하 예방 등 성인들에게도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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