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북한의 전략적 밀착에 미국의 시선이 더욱 복잡해졌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평양을 방문해 북한에 안보와 경제 지원을 천명했다. 미국으로부터 압박을 받고 있는 중국과 북한의 전략적 밀월이 최고조에 달하는 모습이다. 

◇ 北 안보·경제 돕겠다는 시진핑…북중 전략밀월 가속화

시 주석은 20일 평양 '금수산 초대소'에서 열린 북중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에게 "중국은 조선(북한)이 자신의 합리적 안보 및 발전에 관한 관심사를 해결할 수 있도록 힘이 닿는 한 도움을 주겠다"고 말했다. 

이번 발언은 중국이 미국과 비핵화 협상에서 체제 보장 및 경제 발전을 위한 제재 완화를 줄기차게 요구해온 북한의 입장에 대한 우회적 지지 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 위원장은 시 주석에게 중국의 경제 발전과 민생 개선의 경험을 배우고 싶다는 뜻을 피력했고, 시 주석은 북한의 발전 문제를 '힘껏' 돕겠다고 화답했다.

북핵 문제가 진전돼 국제사회의 제재가 완화되기 전에 대규모 북중 경협을 추진하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중국은 쌀, 비료 등의 인도적 지원에서부터 관광객 송출, 북한 인력 개발, 위생 개선 등 다양한 분야에 이르기까지 '합법적' 선에서도 유의미한 도움을 줄 수 있다. 시 주석은 이날 김 위원장에게 우선 경제·민생 분야의 간부 교육 및 인적 교류를 대폭 강화하자고 제안했다.

실제 시 주석의 이번 방북수행단에는 허리펑(何立峰)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주임, 중산(鍾山) 상무부장 등 경제 분야 각료들도 포함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국제사회의 제재로 중국에 대한 북한의 의존도는 더욱 커졌다"며 "허리펑이 시 주석을 수행한 것은 양국 정상의 의제에 경제 협력이 포함되리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재선 앞둔 트럼프...北 비핵화-中 무역담판 부담

중국과 북한 모두 양국의 밀착을 대미 지렛대로 쓰겠다고 대내외에 공포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결국 북한 비핵화 협상 및 중국과의 무역담판이라는 두 전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보일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재선을 앞두고 외교적 경제적 성과가 절실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과의 무역담판을 목전에 둔 상황이라 김 위원장과의 밀착을 대미 압박 카드로 쓰려는 시 주석의 의도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미국은 시 주석의 평양 도착 약 9시간 전에 북한과 연계된 중국 소재 회사에 은행 계좌를 열어준 러시아 회사를 제재, 중국에 미국이 주도하는 대북공조에서 이탈하지 말라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다음 주로 다가온 G20 미중 무역담판은 북한이라는 대미 지렛대를 추가한 시 주석과 재선 도전 공식 선언 이후 지지층 확대를 위한 대내외 성과 확보가 절실한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물러설 수 없는 일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문제와 관련해 중국의 입김 차단을 위해 북미협상 재개를 위한 독자적 노력에 좀 더 신경을 쓸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전날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공개강연을 통해 '유연한 접근'의 필요성을 내세우며 북한에 유화 메시지를 발신한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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