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처럼 빠른 '배송'으로 유명한 우리나라 전자상거래 업체 쿠팡. 지난 15일 발표한 쿠팡 감사보고서를 보면 쿠팡의 지난해 매출은 4조4227억원으로 한 해 전보다 65% 급증했다. 

2010년 설립 이후 10년도 안 돼 웬만한 대기업 수준으로 덩치가 커졌다. 다른 IT(정보기술) 기업과 비교해도 두드러지는 성과다. 국내 1위 IT 기업 네이버가 매출 4조원을 돌파한 것이 불과 2016년이다. 

쿠팡의 성장 비결은 무엇일까. 공격적인 투자다. 쿠팡은 지난해 전국 물류센터를 기존 12개에서 24개로 늘렸다. 면적을 다 합하면 축구장 167개 크기다. 

쿠팡은 이를 바탕으로 대표 서비스인 로켓배송을 강화했다. 자정 이전까지 접수된 물품은 다음날 안에 배송하는 정책으로 쿠팡은 이를 위해 엄청난 규모의 물품을 물류센터에 미리 쌓아놓는다. 

로켓배송이 시작된 2014년 5만8000종이던 대상 상품은 현재 500만종 이상으로 증가했다. 이를 위한 고용 인력만 2만4000명에 달하며, 이들에 지급하는 임금도 1조원에 육박한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는 법. 쿠팡의 성장 그늘에는 1조원이 넘는 손실이 자리한다. 내실보다 외형 확장에 힘을 쏟은 결과다. 

중개 거래가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다른 전자상거래 기업과 달리 직매입 비중이 높은 쿠팡은 매출이 빠르게 늘어날 수 있지만, 반대로 손실도 엄청나게 빨리 불어나는 구조다. 네이버는 매출 4조원 달성 때 영업이익도 1조원을 넘겼다. 

쿠팡은 왜 이런 전략을 사용할까?. 간단히 말해 치킨게임이다. 엄청난 물량 공세로 경쟁자를 밀어내 시장을 장악하려는 의도다. 이를 뒷받침하려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이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해결해줬다. 

손 회장은 제2의 알리바바 신화를 꿈꾸며 김범석 쿠팡 대표에게 엄청난 금액을 투자했다. 2015년 1조원에 이어 지난해 2조6000억원을 추가로 투입했다. 이를 통해 자본 잠식 상태에 빠졌던 쿠팡은 오히려 사업을 넓힌다. 신선 식품 새벽 배송 서비스인 '로켓프레시', 아마존을 벤치마킹한 유료 프리미엄 서비스 '로켓와우클럽' 등을 잇달아 출시한다. 

문제는 한국이라는 작은 시장과 경쟁사들의 대응이다. 쿠팡이 아무리 밀어붙여도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그때까지만 살아남으면 점점 힘들어지는 것은 쿠팡이다. 

김범석 대표가 자신을 믿어준 손 회장에서 보답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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