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게임'에 적자 폭 확대…"턴어라운드 예상 못 해"

쿠팡

'한국의 아마존'을 외치는 쿠팡이 역대 최대 매출을 올렸지만, 1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일반 회사라면 벌써 문을 닫고도 남았을 실적이다.

과도한 출혈 경쟁이 발단이 됐다. 쿠팡은 지난해 물류센터와 마케팅 비용으로 대규모 자금을 투자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해 국내 이커머스 사상 최대 매출인 4조4227억원(연결 기준)을 달성했다. 매출 성장률도 2017년 40%에서 지난해 65%까지 상승했다. 

문제는 적자다. 지난해 영업손실이 1조970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 영업손실이 6389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71.7%나 적자액이 커졌다. 지난 3년간 누적 적자는 2조3012억원에 달한다.

쿠팡이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20억달러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 점을 고려해도 부담이 큰 액수다.

이커머스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치킨 게임에 대부분의 자금을 쏟아부었다. 쿠팡은 지난해 전국 12개 지역의 물류센터를 24개로 늘렸다. 37만평, 축구장 167개 넓이에 달한다.

또 2만4000명을 직간접 고용했고, 인건비로 9866억원을 지출했다. 마찬가지로 쿠팡 로켓배송을 위한 '쿠팡맨'과 '쿠팡플렉스' 인원들이다.  

여기에 로켓배송 셀렉션(상품 품목 수)을 500만종까지 확대했다. 쿠팡은 중계 쇼핑이 아니라, 직매입 방식이기 때문에 대부분이 비용이다. 이외에도 로켓프레시를 통해 신선식품 배송 등을 벌이고 있다. 

김범석 쿠팡 대표는 "고객 감동을 위해 어느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막대한 투자를 진행해 왔다"며 "앞으로도 고객이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라고 할 때까지 고객 감동을 위한 기술과 인프라에 공격적으로 투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의 분위기는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다. 적자 폭이 워낙 커진 탓이다. 쿠팡의 경우, 4000원짜리 물건을 팔면 1000원의 손해가 발생한 것과 마찬가지다.

더욱이 치킨 게임은 좀처럼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10여년 동안 빅 플레이어 중 퇴출당한 곳은 2014년 그루폰코리아가 유일하다. 이마저도 티몬을 인수하면서 서비스를 종료했다.

앞으로도 치킨 게임이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경쟁이 과열된 상태이며, 자금 수혈도 지속해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 시장의 경쟁이 녹록지 않다"며 "치킨 게임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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