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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의 금융夢]아시아나항공 주가 급등의 함의
  • 이명헌 기자
  • 승인 2019.04.15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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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주식시장에서 아시아나항공의 주가가 연일 고공행진을 하고 있습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품을 떠나 새로운 주인을 맞이하게 될 것이란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린 재료입니다.

주가는 다양한 요인에 의해 움직이는 데 그 흐름이 곧 해당 종목에 대한 투자자의 생각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의 주가가 요동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하순경부터입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21일 장 마감 후 아시아나항공에 '감사의견 비적정' 여부를 묻는 조회공시를 했습니다. 이후 감사 범위 제한으로 '한정'을 받았다는 사실을 인지한 뒤 25일까지 매매거래를 정지했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은 다음날인 26일 회계장부를 수정해 적정의견을 받아 제출하고 거래가 재개됐습니다. 이 사이 상장된 채권의 상장폐지 결정이 이뤄졌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은 주식 거래재개 당일 15% 가까이 급락했습니다. 감사의견이 비적정에서 적정으로 변경됐지만 재무위험과 신용등급 하향 우려가 두드러졌기 때문입니다. 이후 크게 움직이지 않았던 아시아나항공의 주가는 지난 11일 13% 올랐고 다음 날 29.33% 상승했습니다. 15일에는 상한가를 기록했습니다. 최근 3거래일간 아시아나항공의 주가는 90% 올랐습니다.

불과 사흘 만에 주가를 두배 가까이 끌어올린 재료는 아시아나항공이 매각될 것이란 소식입니다. 지난 11일 채권단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제출한 자구계획에 대해 "미흡하다"며 퇴짜를 놓으면서 박삼구 회장 일가가 회사에서 손을 떼라고 압박했습니다. 이후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유력하다는 설이 돌았고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발표했습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항공사이자 화려한 외형과는 달리 '속 빈 강정'이었던 아시아나항공이 새로운 주인을 맞이하고 경쟁력을 회복해 속이 꽉 찬 제대로된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란 기대감이 폭발적인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는 것입니다.

전문가들도 투자자들의 이런 기대가 어긋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KB증권은 아시아나항공의 대주주가 변경돼 신용등급이 오르고 이에 따라 조달금리가 1%포인트만 하락해도 세전으로 310억원의 이익을 더 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올해 예상 세전 이익 전망치 350억원의 90%에 가까운 수치입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에만 이자비용을 1635억원이나 썼습니다.

주인이 바뀐다고 아시아나항공이 비약적인 발전을 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하지만 최소한 1년에 수백억원 이상 주머니에서 줄줄 새나가던 돈이 기업의 이익이 된다는 것은 분명하다는 얘기입니다.

바꿔 말하면 수십년간 주인 노릇을 했던 누군가만 아니라면 아시아나항공이 지금보다 수백억원의 이익을 더 남길 수 있는 회사가 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것입니다.

기업의 대주주가 바뀌면서 주가가 급등한 사례는 무수히 많습니다. 기업 가치의 변화를 떠나 인수합병 이슈 자체가 주가를 움직이는 재료가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박 회장의 품을  떠난다는 사실만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주가가 급등한 것을 이런 사례로만 보기는 어렵습니다.

만인의 평등과 기본권이 절대적 가치로 여겨지는 현대사회는 계급이 지배하던 고대 노예제와 중세 봉건제란 체계를 거친 뒤 정착됐습니다. 새로운 사회체계로 변화하는 과정은 매우 복잡다단하지만 짧게는 당연한 것에 대한 의문 제기와 확산, 변화를 위한 행동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변화가 더 나은 것으로 한발 더 나아간다는 확신이 전제돼 있습니다. 그리고 확산부터 변화, 새로운 사회체계의 형성까지는 거스를 수 없는 속도와 강도로 이뤄집니다.

고 조양호 회장과 함께 국내 항공업계를 대표했던 박 회장의 퇴진에 대한 주식시장의 환호와 기대는 이런 새로운 사회체계로의 변화의 과정과 같습니다.

아무리 부적절한 행동을 하고 경영 능력이 떨어져도 그들의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회사니 당연히 그들의 것이라고 여겨졌던 기업과 경영권에 대한 의문 제기는 이미 오래전부터 있어왔고 지금은 확산과 행동의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항공업계뿐 아니라 다른 기업도 더는 본래 자신이 행사할 수 있는 것 이상의 힘을 부당하게 휘두르면서 버틸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란 뜻입니다.


 

이명헌 기자  lmh@businesspl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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