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피크제·페이밴드·성과급 쟁점 놓고 평행선

허인 KB국민은행장 / 사진제공: 연합뉴스

KB국민은행의 총파업 돌입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임금피크제와 페이밴드(호봉상한제), 성과급 등을 놓고 노사가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파업 가능성이 짙어진 상황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 노사가 여전히 임단협 갈등을 봉합할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8일 총파업이 현실화됐다. 노조는 이날 오후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파업 전야제를 열고 조합원과 밤샘 집회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달 쟁의행위 찬반 투표에서 참여자의 96%에 해당하는 1만1511명이 찬성표를 던진 만큼, 파업에도 1만여명이 참가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지난 2000년 국민·주택은행 파업 당시에도 조합원 1만여명이 국민은행 일산연수원에서 결집한 전례가 있다.

19년 만의 총파업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이 빚어진 것은 노사가 임단협 쟁점 사항에 합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임금피크제 도입 시기와 페이밴드, 성과급이 주요 쟁점이다.

국민은행은 현재 부점장의 경우 만 55세에 도달하는 다음달 초, 팀장급 이하는 만 56세에 이르는 1월 1일부터 임금피크제를 적용하고 있다. 이미 산별교섭에서 임금피크제 진입 1년 연장이 결정됐다.

하지만 국민은행은 부점장과 팀장급 이하의 진입 시기를 통일하겠다며 일괄 만 56세에 도달하는 다음달 초부터 임금피크제를 적용하겠다고 주장 중이다. 노조는 이 경우 팀장·팀원 급의 임금피크제 도입 시기가 1년 연장이 아닌 수개월 연장에 그치게 된다고 반발하고 있다.

페이밴드는 직급별로 기본급 상한을 설정해 연차가 차더라도 승진을 못 하면 임금이 제한되는 제도다. 2014년 11월 신입 행원을 대상으로 적용해왔으며, 이를 폐지하느냐 전 사원에 확대하느냐가 쟁점이다.

성과급도 민감한 문제다. 그간 사측은 성과급 문제를 놓고 보로금과 미지급 시간외수당을 합쳐 250%를 제시했고, 노조 측은 300% 수준을 요청해왔다. 이에 허 행장은 이날 오후 3시 임직원 담화 방송을 통해 페이밴드 논의 시작 및 임금피크 진입 시기 일치와 함께 최종적으로 보로금에 시간 외 수당을 더한 300%를 제안했다. 성과급 문제는 일부 진전을 이룬 것이다. 

노조는 8일 하루짜리 경고성 총파업 후에는 이달 31일부터 2월 1일까지 2차 파업에 나서고, 순차적으로 5차 파업까지 계획 중이다. 이에 따라 일부 영업점 업무가 멈춰 서면 고객 불편이 빚어지는 것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민은행 측은 특정 영업점에서 업무 처리가 어려운 경우 인근 영업점으로 고객을 안내하거나 거점점포를 통해 업무를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일반점포 직원이 7시 30분에 출근하도록 하고 영업시간을 연장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8일 예고된 총파업 이전에 임금∙단체협약을 타결하기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협상에 임하고 있다"며 "노사간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파업이 진행될 경우를 대비해서는 고객 불편이 최소화되는 방향으로 대고객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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