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KB국민은행 노조는 8일 하루 경고성 총파업을 할 예정이다. 임금피크제 도입 시기와 페이밴드, 성과급이 주요 쟁점이다.

"남들만큼 성과급 많이 주고 급여체계도 공무원처럼 바꿔라. 아니면 일 못 한다." VS "그럼 우리도 일 안 한다. 모든 것은 당신들 책임이다."

최근 시끄러운 국민은행 노사의 주장을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노조는 더 좋은 여건을 보장하지 않으면 일을 안 하겠다고 하고 경영진은 노조의 요구를 들어주느니 일을 안 하겠다고 합니다.

노사가 서로의 입장에 맞는 요구를 하고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무엇을 하든 자유입니다. 간섭하고 싶은 마음도 비난하고 싶은 생각도 없습니다.

다른 업권과 비교해 이미 더 많은 연봉을 받고 이미 더 나은 복리를 누리는 사람들이 더 잘살아보겠다는 것도 부러울 뿐. 나무라고 싶지 않습니다.

국민은행 노사에만 한정된 문제라면 말입니다. 하지만 그럴 수가 없습니다. 국민은행이 고객이라 부르는 3110만명 중 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총파업에 들어가면 고객의 불편은 피할 수 없습니다. 수년 전 성과연봉제와 관련해 금융권 총파업이 있었을 때를 떠올려보면 사회 전체가 패닉에 들어갈 만한 큰 혼란은 없겠지만 피해를 보는 사람은 분명히 있습니다.

직접적인 금전 손실은 물론이고 아무렇지 않은 일상을 보내야 할 고객을 불안하게 만드는 것도 피해입니다.

필요한 금융거래를 편리하게 하려고 국민은행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큰 불편을 느낀 적이 없어 계속 쓰고 있습니다. 국민은행이 아니면 안 될 이유는 없다는 뜻입니다.

내 돈을 안전하게 잘 맡아달라고 부탁한 적은 있지만 불편하게 해도 된다고 한 적은 없습니다. 특히 당신들의 밥그릇 싸움을 위한 볼모가 되겠다고 한적은 더더욱 없습니다. 국민은행 고객 모두가 그렇습니다.

그래서 상당히 불쾌합니다. 그래서 '막판 극적 타결'이란 발표와 함께 노사가 활짝 웃는 사진을 보는 것도 바라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런 일이 두 번은 없기를 바랍니다.

도저히 일할 수 없는 곳이란 생각이 들면 요란스럽게 하지 말고 사표를 내면 됩니다. 임원이든 직원이든 마찬가지입니다.

최근 증권사에서는 IT 기업의 금융업 진출에 대한 두려움이 여느 때보다 큽니다. 그동안의 관행과 사고방식을 바꾸지 않는다면 미래가 없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는 것입니다. 눈도 깜짝하기 전에 위협이 될 만큼 성장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진짜 위기에는 눈을 감고 당장의 이해에만 매달리다 보면 다시는 빠져나오기 힘든 늪 깊숙이 들어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새겼으면 합니다. 고객에게는 한술 나눌 생각 없는 밥그릇 싸움에만 몰두하기를 멈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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