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지불 약속해놓고 '미안하다'..공지 하나만 남긴채 연락두절

한국 의류업체 대표가 수십억원의 임금을 체불하고 사라졌다.[사진출처:미디어써클]

베트남에서 중소기업을 경영하던 한국인 대표가 수십억동의 직원 임금을 체불한 채, 갑자기 공장 문을 닫아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6일(현지시간) 호치민 꾸찌(Cu Chi)지구 떠이 박(Tay Bac)공단에 위치한 의류업체 남프엉(Nam Phuong)사 대표 남 모씨가 일방적으로 폐업 조치를 통보하고 자취를 감췄다. 남 대표는 수백억동의 사회보험료와 직원 임금을 지불하지 않은 상태다. 

지난 1일 남프엉 직원들이 출근해 보니, 공장 문은 닫혀 있고 경비원들은 낯선 사람들로 바뀌어 있었다고 전해진다. 앞서 10일 전 이 회사의 경영진은 오더가 들어 오지 않아 일감이 없다며 11월 1일까지 전 직원이 휴가를 쓰도록 했다.

남프엉은 이미, 10월 30일에 베트남 정부로부터 회사 영업 정지 통지를 받은 상태였다. 이 회사 경영진은 직원 휴가가 끝나는 11월 1일 회사 문앞에 이런 사실을 설명한 문서 한장만을 게시한 채 연락을 끊었다. 

통지문에 따르면, 공장 임대 계약이 만료됨에 따라 회사를 폐업하게 됐다. 11월 3일에 지급할 예정이었던 300여명 근로자 9월 급여의 50%와 10월 급여 전액은 11월 15일~20일 사이에 지불할 방침이다.

회사 경영진은 통지서 하나만 남긴체 전부 사라졌다[사진출처:미디어써클]

남대표는 통지문을 통해 "직원들에게 정말 미안하다. 양해 부탁드리고 보다 더 좋은 직장을 구하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남대표는 2018년 초에도, 직원 임금과 사회보험료를 체납하고 사라진 전력이 있다.

설날 연휴 당시, 600명 직원의 2달치 임금 40여억동(약 2억원)과 사회보험료 260억동(약 13억원)을 체납한 상태였다. 남대표는 설날 연휴가 끝난 이후 돌아와 직원들을 다시 불러 들여 사업을 정상화시키고 밀린 임금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300명 넘는 직원들이 남대표의 이같은 호소를 믿고 돌아와 어려운 상황에서도 작업을 계속하며 버텼지만 결국 파국을 맞게 됐다.

남프엉은 올해 초부터 지금까지 286억동(약 14억원) 이상의 직원 사회 보험료를 지불하지 않고 있다. 이 회사 소속 근로자 4명은 지난 9월 4일, 호치민시 꾸찌구 인민법원에 남프엉을 상대로 한 사회 보험료, 실업 및 모성 수당 지급 소송을 제기했다.

호치민시 건강보험기관이 경찰에 형사 사건을 수사하고 처리하는 동안 해당 소송은 집행되지 않았으며, 남대표는 부채를 갚지 않고 회사를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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