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사업 불확실성 커…무산되면 주가 폭락 불가피"

현대로템

'부산발(發) 베를린행 열차' 

남·북 화해 분위기 속 '현대로템'의 주가가 뜨고 있다. 연초 1만8850원이던 주가는 7일 3만7950원으로 2배 넘게 올랐다.

'남북철도 연결사업'이 본격화하면 대규모 수주가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 2013년 상장 후 주가가 내리 하락했던 점을 고려하면 투자자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실제 남한과 북한, 북한과 중국, 북한과 러시아를 연결하는 철도사업이 본격화하면 국내 고속차량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에 있는 현대로템의 수혜가 기대된다.

이미 판문점 선언과 한중일 회담,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는 철도 복원이 주요 의제로 채택됐다. 철도 인프라는 미국과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안에 포함돼 있지 않다. 남북 경협이 이뤄진다면 철도 인프라 구축이 가장 먼저 논의될 수 있는 사안이다.

현재 북한의 전철화율은 80.4%로, 한국(60%)보다 20.4%포인트 높다. 하지만 복선화율이 3%에 불과하고, 설비와 차량이 노후화돼 교체가 필요하다. 북한 철길의 대부분은 일제강점기에 건설해 레일과 침목 등의 시설이 낡고 부실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연구원은 경제 파급 효과를 바탕으로 선행해야 하는 북한의 29개 핵심 철도 노선을 선정했다. 철도 연장과 철도 신호·통신시스템, 차량 발주까지 사업 규모는 3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로템은 납북 철도 경협 시행 시 29개 노선에서 최대 22조9000억원, 지하철에서 9조원의 철도차량과 신호·통신시스템을 수주할 수 있다.

황어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대로템의 주가에는 남북 철도 경협 현실화에 대한 기대감이 선반영돼 있다"며 "남북 철도 관련 경협이 현실화하면 현대로템의 수혜가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동아시아와 동유럽, 동북선 수주가 예정돼 있다. 파워팩 결함으로 지난해부터 양산이 중단된 K-2전차는 내년에 양산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

현대로템

다만 일각에서는 남북 철도 사업에 대해 섣부른 기대는 위험하다고 경계했다. 아직 사업이 본격화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과제가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남북 경협이 순조롭게 진행되더라도 계획이 구체화하고, 철도차량 발주로 이어지기까지 최소 5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북한 철도 사업이 이뤄지더라도 현대로템이 독점 수주할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중국 업체와도 경쟁해야 한다.

증권가에서는 현대로템의 주가에 대해 냉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한금융투자는 내년 실적 개선만 반영한 현대로템의 기업 가치에 대해 1조8000억원으로 예상했다. 주가로 계산하면 2만1045원이다. 

북한과의 철도 사업이 미뤄지거나, 어긋난다면 현대로템 주가는 폭락할 가능성이 크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현대로템의 주가는 상식을 벗어났다"며 "사업이 진행되기까지는 풀어야 할 과제가 많은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회계사 역시 "현재 시가총액은 미래 성장성을 반영하더라도 부풀려져 있다"며 "북한 사업보다 기존 수주 부진에서 벗어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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