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 업계가 일찌감치 여름 비수기를 맞았다. 지난 6월 대규모 판촉 행사를 벌이는 등 내수 판매 회복에 나섰지만, 판매 실적으로 연결에는 실패한 모양새다.
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한국지엠,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등 완성차 5개사의 지난 6월 내수 판매 실적은 전년 동월 대비 13.18% 감소한 13만9842대를 기록했다. 쌍용차를 제외한 4개사 모두 역성장했다.
현대차는 전년 동월 대비 11.6% 줄어든 6만1837대를 판매, 두 달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갔다. 그랜저가 7개월 연속으로 1만대 이상 판매됐고 쏘나타도 부분변경 이후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아반떼와 SUV 판매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차종별로 그랜저는 전년 동월 대비 97.5% 늘어난 1만2665대 판매됐다. 쏘나타는 6.0% 증가한 9298대, 아이오닉은 25.5% 늘어난 955대 팔렸다. i30도 381대 팔리며 판매가 개선됐다. 반면 아반떼는 47.5% 줄어든 6488대에 그쳤고, 엑센트도 58.3% 줄어든 657대 팔렸다. 벨로스터, i40, 아슬란은 각각 14대, 59대, 39대로 83.1%, 47.3%, 75.3% 감소했다. RV는 싼타페 4443대, 투싼 4290대, 맥스크루즈 709대로 각각 50.5%, 34.5%, 39.3% 줄었다.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는 G80(구 제네시스 DH)이 전년 동월 대비 26.3% 증가한 3425대 팔렸지만, EQ900은 1203대로 60.2%나 줄었다. 상용차는 스타렉스가 4230대, 포터 1만64대, 버스 777대, 트럭 2140대 판매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그랜저와 쏘나타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개소세 인하 혜택을 마지막으로 누릴 수 있던 전년 동월과 비교해 판매가 감소했다"며, "7월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되는 KONA(코나)에 대한 판촉을 강화하고, 주력 차종에 대한 마케팅 활동도 지속해 판매 확대를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차는 이달 4만7015대를 판매, 지난해 같은달보다 10.5% 감소했다. 6개월 연속 역성장이다. 스팅어가 추가됐지만, K시리즈와 SUV 판매 부진을 만회하지는 못했다.
차종별로는 전년 동월 대비 11.2% 늘어난 6724대 팔린 모닝이 베스트셀링카가 됐다. 경쟁모델인 스파크보다 3000대 가까이 많이 팔렸다. K7은 19.1% 감소한 4294대 판매됐다. K5, K3, K9은 각각 3944대, 2612대, 194대로 전년 동월보다 19.1%, 36.2%, 31.9% 감소했다. 레이는 1953대(14.0%), 프라이드는 390대(-11.8%) 팔렸다.
지난달부터 본격 판매된 스팅어는 1322대 판매됐다. 월 판매목표인 1000대를 넘는 수치다.
RV는 쏘렌토가 전년 동월 대비 16.0% 준 6176대 팔렸다. 니로, 스포티지, 모하비도 각각 1833대, 3517대, 1494대로 43.5%, 29.3%, 10.1% 판매가 줄며 부진했다. 카니발은 10.5% 늘어난 6573대 판매되며 호조세를 보였다. 카렌스는 250대(-20.4%), 쏘울은 292대(14.1%) 팔렸다. 상용차는 트럭이 5019대(-14.0%), 버스 162대(13.3%), 특수차량 266대(-3.6%) 팔렸다.
기아차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내내 쉽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하반기부터는 이를 만회할 것"이라며 "6월부터 판매가 본격화된 스팅어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고 출시를 앞둔 소형 SUV 스토닉도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지엠은 전년 동월 대비 36.6%나 감소한 1만1455대를 판매했다. 준중형 세단 크루즈를 제외한 전 차종이 역성장했다. 판매를 이끌 말리부는 2879대로 절반 이상 줄었고 스파크도 3925대 팔리며 30.5% 감소했다. 임팔라는 71.9% 줄어든 317대 팔렸다. RV 삼총사인 캡티바, 올란도, 트랙스 역시 부진했다. 각각 214대, 680대, 1071대로 49.5%, 56.0%, 1.4% 감소했다. 친환경차인 V볼트는 한 대도 팔지 못했다. 볼트 EV는 39대 팔렸다.
데일 설리번 한국지엠 부사장은 "상반기 동안 주력 제품의 시장 반응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을 다각도로 펼쳐 견조한 판매실적을 기록했다"며, "하반기에도 경쟁력 있는 제품성능을 바탕으로 신선하고 활발한 마케팅 활동과 더불어 우수한 고객 서비스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의 내수 판매 4위는 쌍용차가 차지했다. 총 1만535대를 판매, 전년 동월 대비 8.1% 성장했다. 주력인 티볼리가 4813대로 15.7% 판매가 줄었지만, G4렉스턴이 2708대 팔리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코란도 시리즈 판매는 부진했다. 코란도스포츠는 1930대, 코란도C는 726대, 코란도투리스모는 310대 팔렸다. 각각 17.1%, 2.7%, 20.3% 감소한 수치다. 체어맨W는 48대 팔렸다.
최종식 대표이사는 "티볼리 브랜드의 견조한 판매 실적과 G4 렉스턴의 신차효과에 힘입어 8년 연속 내수 판매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며 "G4 렉스턴 출시를 계기로 강화된 SUV 라인업을 통해 판매 확대와 함께 수익성 확보에도 만전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르노삼성은 SM6 판매 감소와 함께 부진의 늪에 빠졌다. 이달 내수 판매는 9000대로 전년 동월 대비 16.5% 감소했다. 주력인 SM6가 47.1%나 줄어든 3716대 팔린 탓이다. QM6도 전월 대비 2.4% 감소한 2155대 판매에 그쳤다. SM3와 SM7도 각각 471대, 482대로 전년 동월보다 58.9%, 30.5% 판매량이 줄었다. SM5는 355대 팔렸다. 그나마 QM3는 소형 SUV 경쟁 심화 속에서도 판매량이 늘었다. 판매량은 33.5% 늘어난 1621대다. 친환경차인 SM3 Z.E와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는 각각 100대 팔렸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6월 내수 판매는 지난해 개소세 할인의 기저효과"라며 "SM6와 QM6는 경쟁차량과 달리 최상위 트림 판매가 주를 이루고 있고 QM3는 경쟁사 신차 출시에도 판매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