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탈퇴 도미노 등 정치 리스크 일단락
현대·기아차, '신차'로 현지 공략

유럽연합(EU)이 프랑스 대선에 가슴졸인 이유는 간단하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이후 프랑스에도 거세게 불어온 극우바람이 영국에 이은 프랑스까지 EU탈퇴 조짐이 일었기 때문이다.

유럽 대륙에 들불처럼 번진 EU탈퇴, 보호무역, 자국 우선주의 등은 올해 유럽 경제의 발목을 잡아온 정치 리스크다. 이 정치적 골치덩이가 이번 프랑스 대선에서 앙 마르슈(전진)의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의 당선으로 해소된 분위기다. 

현지시간 8일 마무리된 프랑스 대선 결선투표 개표 결과 마크롱 후보는 최종 득표율 66.1%로 33.9%를 득표한 극우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후보를 따돌리고 당선됐다. 마크롱 당선자는 EU 잔류, 개방경제, 자유무역 등을 내세웠다. 반면 르펜 후보는 프랑스의 EU 탈퇴와 유로존 이탈을 강조했다.

국제사회는 만약 르펜 후보가 당선됐다면 EU 탈퇴 도미노 현상이 발생해 유럽 전역에서 소비 위축이 나타났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당장 프랑스 대선 이후인 오는 9월 예정된 독일 총선에서도 극우 세력의 입김이 거세다. 경제 위기에 놓인 이탈리아 역시 조기 총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시장은 프랑스의 EU 잔류로 흔들리던 유럽 정세가 일단락되고 소비 위축 경고등도 해소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과 미국에서 고전하고 있는 현대·기아차 역시 가슴을 쓸어내리게 됐다.

1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 1분기 유럽에서 9.3% 늘어난 13만1000대를 판매했다. 기아차도 13% 증가한 12만5000대를 팔았다. 유럽 자동차 시장 성장률인 8.3%를 웃돌며 어려움에 처한 현대·기아차의 구원투수 역할을 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1분기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과 미국에서 판매량이 급감하며 부진한 성적을 냈다. 현대차는 1분기 중국에서 14.4% 감소한 206만대를 팔았고, 기아차는 무려 35.6% 줄어든 8만9000대를 판매했다.

미국에서도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2.6%, 12.7% 감소한 16만9000대, 12만8000대 판매에 머물렀다. 그 결과 현대차는 전 세계에서 107만4000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 대비 3.1% 감소한 수치다. 기아차도 6.2%나 줄어든 64만2000대 판매에 그쳤다.

따라서 유럽 시장에서 성장이 절실한 현대·기아차에 자유무역주의를 강조하는 마크롱의 당선은 단비와 같다. 현대·기아차는 정치 리스크가 일단락된 유럽에서 신형 i30 왜건, 모닝, 스팅어 등을 잇달아 출시, 판매량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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