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최하위 트림 3500만원 책정
주행성능·가격 앞세워 수입차 '맞불'

사진제공 : 기아자동차

'고성능 스포츠 세단'은 자동차를 좋아하는 이들의 심장을 뛰게 하는 단어다. 역동적 가속력과 코너링, 묵직한 배기음, 날렵하면서 세련된 외관의 자동차는 운전석에 앉는 것 만으로도 기대와 설렘을 준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 글로벌 완성차 회사들이 이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이유다. AMG·M·S시리즈 등은 각 사의 자존심을 건 서브브랜드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들의 각축장인 이 시장에 기아자동차가 도전장을 던진다. 새로 출시되는 스팅어는 국산 고성능차 시장을 열 신예로 자동차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기아차 역시 브랜드 고급화를 이끌 전환점으로 보고있다. 본격적인 출시에 앞서 공개된 스팅어의 디자인과 스펙, 가격은 이러한 기대를 충분히 만족시킬 것으로 분석된다.

기아차가 경쟁차량으로 지목한 BMW 4시리즈 그란쿠페 등과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는 제원이다. 실제로 3.3 터보 가솔린 모델의 경우 최고출력과 최대토크가 각각 370마력, 52.0㎏f.m. 가속력은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4.9초에 달한다.

BMW 4시리즈 쿠페 440i(최고출력 326마력, 최대토크 45.9㎏f.m, 가속력 4.9초)를 웃도는 성능이다. 스팅어의 최하위 트림인 2.0 터보 가솔린은 최고출력 255마력, 최대토크 36.0㎏f·m의 성능을 갖췄다. BMW M4 쿠페 420i는 184마력, 27.5㎏f·m이다.

가격면에서는 압도적이다. 자동차 업계의 예상을 깨고 최저 3500만원에 판매가격이 책정됐다. 국산 중대형 세단은 물론 수입 중형 세단과 경쟁이 가능한 수준이다.

스팅어의 구체적인 판매가격은 △2.0 터보 모델 프라임 3500만~3530만원·플래티넘 3780만~3810만원 △3.3 터보 모델 마스터즈 4460만~4490만원·GT 4880만~4910만원 △2.2 디젤 모델 프라임 3720만~3750만원·플래티넘 4030만~4060만원이다.

문제는 브랜드 가치다. '고성능 세단은 수입차'란 소비자의 고정관념을 깨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기아차는 장점인 디자인을 앞세워 이를 극복할 계획이다. 기아차는 2006년 세계적인 디자이너 피터 슈라이어를 영입한 이후 꾸준히 디자인 경쟁력을 높여왔다.

스팅어에는 기존 기아차와 달리 'E' 엠블럼이 들어간다. 기아차 최초의 후륜구동 스포츠 세단인 스팅어만의 가치를 고급스럽게 담아내고자 한 것이다.

김창식 기아차 국내영업본부장은 "E 엠블럼은 세로형 엔진배치를 상징하고 E 형상의 네 귀퉁이는 바퀴를 상징한다"며 "Engineered by Excellence(탁월함으로 구현된 차), Exquisite(섬세한 상품성), Evolutionary(끊임없는 진화와 발전)도 같은 뜻"이라고 설명했다.

기아차는 지난 11일 사전예약을 시작으로 이달 중 스팅어를 국내에 공식 출시할 방침이다. 올 하반기에는 유럽과 미국시장에도 선보일 예정이다.

한편 기아차는 내년 출시 예정인 럭셔리 대형 세단 K9의 후속에도 E 엠블럼을 장착, 고급차 브랜드로 이미지를 다져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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