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우리·하나·신한, 80조원 규모 민생·혁신기업 지원 나서
정부가 금융권에 포용금융과 생산적 금융을 핵심 과제로 제시한 가운데 주요 금융그룹들이 앞다퉈 실행 전략을 내놓으며 민생 안정과 혁신기업 지원, 사회적 가치 창출을 동시에 강화하고 있다.
2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B금융은 창립 17주년 기념식에서 포용과 혁신을 내세우며 국민의 금융그룹 완성을 선언했고 우리금융은 총 80조원 규모의 생산적 금융 자금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하나은행은 지역 스타트업과 벤처 생태계 조성을 위한 대규모 펀드를 결성했으며 신한은행은 핀테크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하는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통해 미래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KB금융은 이날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에서 열린 창립 17주년 기념식에서 '포용과 혁신으로 국민의 금융그룹을 완성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양종희 회장은 임직원과 함께한 기념사에서 "소상공인, 청년, 취약계층의 든든한 동반자가 돼 새로운 희망의 불씨를 밝혀야 한다"며 포용금융 확대를 주문했다. 그는 이어 "KB금융이 새로운 성장의 불씨가 되기 위해 계열사의 역량을 결집해 '그룹 생산적 금융 협의회'를 구성했다"며 생산적 금융 추진 의지를 밝혔다.
양 회장은 또 "소비자의 신뢰가 KB금융의 가장 소중한 자산"이라며 모든 내부통제와 업무 프로세스를 소비자 관점에서 재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서도 "앞으로도 단순한 규모 확대가 아닌 질적 성장을 통해 본질적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같은 날 '생산적 금융' 실행 전략을 내놓으며 총 80조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우리금융은 이 자금을 통해 중소기업과 혁신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민생경제 안정에 기여하겠다는 방침이다.
임종룡 회장은 "실물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생산적 금융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 국민과 함께 성장하는 금융그룹이 되겠다"고 밝혔다. 또한 "혁신기업에 대한 모험자본 공급, 민생 금융 강화, ESG 전략과의 결합을 통해 금융과 사회가 함께 발전하는 길을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우리금융은 △중소기업 운전자금 및 시설자금 지원 확대 △스타트업·벤처기업 대상 투자 △녹색금융 프로젝트 확대 등을 포함시켜 생산적 금융의 범위를 산업 전반으로 확장했다.
하나은행은 대전광역시와 대전투자금융과 함께 총 2048억원 규모의 '대전 D-도약펀드'를 공식 결성했다. 이 가운데 하나은행이 단독으로 1000억원을 출자하며 펀드의 최대 출자자로 참여했다. 이번 펀드는 공공부문 외 민간부문의 역량을 결집한 첫 번째 민관 협업 모펀드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호성 하나은행장은 "이번 펀드가 지역 혁신기업과 함께 성장하며 수익과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생산적 금융의 대표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며 "총 5000억원 규모의 모험자본이 지역 벤처 생태계에 공급돼 400개 이상의 혁신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유니콘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충청은행 시절부터 이어진 대전광역시와의 60여년 인연을 기반으로 실질적인 지방은행 역할을 실천하며 지역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
하나은행은 이 펀드를 통해 단순 자금 지원에 그치지 않고 기술 기반 기업에 대한 맞춤형 투자, 판로 개척, 해외 진출 지원까지 포괄하는 종합적 전략을 추진하며 생산적 금융의 범위를 지역 균형발전까지 확장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신한카드, 신한투자증권, 신한라이프와 함께 서울시와 공동으로 추진한 '제4회 피노베이션 챌린지'에서 3개 핀테크 스타트업을 최종 우수기업으로 선정했다. 총 176개사가 참여한 치열한 경쟁을 거쳐 스위치원, 랭코드, 노리스페이스가 선정됐으며 각각 외환·투자, 생성형 AI, 보험 위변조 탐지 분야에서 신한금융 계열사와 협업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단순한 경진대회 차원을 넘어 신한금융의 핵심 전략인 오픈이노베이션을 그룹 차원에서 실현했다는 평가다. 본선에 오른 기업들은 약 3개월 동안 신한금융 현업 부서와의 협업 과제 수행, 멘토링, 신한퓨처스랩 및 서울핀테크랩의 인큐베이팅을 통해 사업모델을 검증하고 성장 기반을 다졌다. 최종 선정된 기업들에게는 각 1000만원의 사업화 지원금 외에도, 신한퓨처스랩의 집중 육성, 서울핀테크랩 입주 자격, 그룹 내 실무부서와의 후속 협업이 보장돼 실질적인 사업 확장 기회를 제공받게 된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앞으로도 혁신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산업 발전으로 확장하는 생산적 금융을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최연성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