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 파크 푸르지오 견본주택에 들어가기 위해 방문객들이 줄을 서고 있다. <대우건설 제공>

11·3대책이 발표되고 첫 주말, 규제에서 벗어난 단지들의 견본주택에는 수만 명의 인파가 몰리며 정부의 분양시장 안정화 의지를 무색케 했다. 하지만 조정 대상지역에 포함된 지역에선 잇달아 분양차질이 빚어지며 양극화 조짐을 보였다.

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이 경기도 용인에서 지난 4일 문을 연 ‘수지 파크 푸르지오’ 견본주택에 6일까지 3일간 약 2만5000명이 다녀갔다.

전태종 대우건설 분양소장은 “11·3 부동산대책의 조정 대상지역에서 제외돼 투자자들의 관심이 매우 높았다”고 설명했다. 실제, 모델하우스 앞에는 분양권 전매를 알선하는 이동식 중개업자, 이른바 떴다방 업자들도 수십 명이 등장하기도 했다.

11·3대책에서는 서울 25개구(민간+공공택지)와 경기 과천·성남시(민간+공공택지)시, 하남·고양·남양주·동탄2신도시(공공택지), 부산 해운대·연제·동래·남·수영구(민간택지), 세종시(행정중심복합도시, 공공택지) 등 37곳을 조정 대상지역으로 지정했다.

이들 지역에서는 전매제한 기간 강화(부산 제외), 재당첨 금지 및 1순위 청약자격 제한 등이 적용된다. 하지만 조정 대상지역이 아닌 곳에서는 종전처럼 계약 후 6개월(수도권 민간택지 기준)이면 전매가 가능해 풍선효과가 우려된 바 있다.

규제 대상에서 벗어난 오피스텔도 들썩이고 있다. GS건설이 지난 주말 경기도 안양에서 오픈한 ‘평촌 자이엘라’ 오피스텔 모델하우스에는 사흘간 1만8000여 명이 찾았다. 주거용 오피스텔이면서 대책과 무관하다는 점에서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인천서창 꿈에그린 뉴스테이 모델하우스를 찾은 방문객들이 모형도를 살펴보고 있다. <한화건설 제공>

청약 규제가 아예 없는 뉴스테이에도 관심이 집중됐다. 한화건설이 같은 날 인천 서창2지구에서 선보인 ‘인천서창 꿈에그린’ 견본주택에는 2만여 명이 방문했다.

분양 관계자는 “대책 발표 후 부동산시장에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안정적인 주거상품인 뉴스테이에 눈을 돌린 것 같다”며 “투자 상품이 아니라 대책과는 관계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수혜를 보게 됐다”고 말했다.

반면 조정 대상지역에서 분양을 앞둔 단지들은 일정을 잡지 못하는 등 차질을 빚고 있다.

대림산업과 중흥건설이 각각 서울 봉천동과 화성 동탄2신도시에서 공급하는 ‘e편한세상 서울대입구’와 ‘동탄 중흥S-클래스 에코밸리’는 당초 지난 4일 견본주택을 개관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서 발급을 받지 못해 분양을 미뤘다.

조정지역 내 분양권 전매제한은 이달 3일 이후 입주자모집공고 단지부터, 재당첨 제한과 1순위 요건 강화 조치는 15일 주택공급규칙 개정 이후부터 시행된다.  이에 HUG가 시차를 맞추고자 보증서 발급을 미룬 것으로 전해진다.

또 이달 분양을 계획한 서울 서대문구의 ‘연희 파크 푸르지오’가 오픈일을 1~2주가량 미뤘고, 강북구 미아동의 ‘꿈의숲 효성해링턴플레이스’와 송파구 풍납동의 ‘잠실올림픽아이파크’ 등은 일정을 잡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건설이 연내 서울 마포구 공덕동, 은평구 응암동, 영등포구 신길동에서 분양하려던 재개발 아파트는 내년으로 연기됐다.

장경철 부동산일번가 이사는 “당분간 규제가 없는 단지나 상품에 투자자들이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면서도 “규제 지역에서 시작된 침체 분위기가 분양시장 전체로 확산될 수 있는 만큼, 수요자들은 신중히 청약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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