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철이 다가오면서 여행비나 생활비를 마련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물가가 오르고 경기가 불안한 상황에서 돈을 빌리거나 단기간 저축할 수 있는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은행들이 운영하고 있는 다양한 대출과 적금 상품 중에서 어떤 것을 선택할지 금리와 조건을 잘 비교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자금이 급하게 필요한 경우에는 신용대출이나 담보대출을 활용할 수 있다. 신용대출은 담보 없이 본인의 신용만으로 자금을 빌릴 수 있어 접근성이 높고, 소득만 일정하면 직장인 등 일반 고객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다만 금리는 담보대출보다 다소 높은 편이다. 반면 주택이나 예금, 보험 등을 담보로 제공하면 비교적 낮은 금리로 대출이 가능하지만, 대출 심사 절차가 까다롭고 담보 설정에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특히 금리의 경우 고정형인지 변동형인지, 원리금 균등 상환인지 만기일시상환인지에 따라 추후 부담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반드시 비교해야 한다.

최근 여름휴가비 마련 수단으로 주목받는 것은 '단기 예·적금'이다. 특히 만기 1~6개월 사이의 초단기 적금이 MZ세대는 물론 중장년층까지 아우르며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짧은 기간 자금을 묶는 대신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하고 중도해지도 자유롭다는 점이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다.

대표적인 상품이 카카오뱅크의 '26주 적금'이다. 매주 자동이체로 금액이 늘어나는 구조로 1000원부터 시작해 6개월간 저축하며 우대조건 충족시 최고 연 7.0% 금리를 제공한다. 캐릭터 디자인, 앱 알림 등으로 사용자 경험을 극대화하며 올해 5월 기준 누적 2700만좌를 돌파했다. 카카오는 최근 현대백화점, 맥도날드 등과 제휴를 확대하며 MZ세대 고객 유입을 가속화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1개월짜리 초단기 상품인 '궁금한 적금'으로 고객을 끌어모았다. 하루 100원~5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고, 매일 출석체크를 통해 랜덤 이율을 제공해 최대 연 7.2%까지 받을 수 있다. 30만명이 넘는 사용자가 몰리며 1개월 적금 시장의 새로운 기준을 세웠다는 평가다. 같은 은행의 '코드K 자유적금'도 1개월 만기로 운영 중이다.

시중은행들도 단기 특판 상품으로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KB국민·우리·IBK기업은행 등은 3~6개월짜리 단기 특판 적금 출시와 동시에 체크카드, 급여이체 실적 연동 우대금리를 붙여 연 3~5%대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입출식통장 연계 신상품 '머니박스'에 가입한 고객을 대상으로 LG전자 가전 경품 이벤트도 진행하며 고객 락인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반면 한때 대기성 자금의 대표 상품이던 파킹통장은 올해 3월 기준금리 인하 이후 줄줄이 금리를 낮췄지만 여전히 단기 자금 관리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우리은행 '머니클립 금고'는 최대 금리가 연 2.00%, 카카오뱅크·케이뱅크의 파킹통장도 각각 0.1~0.2%포인트씩 하향 조정됐고, OK저축은행과 SBI저축은행의 금리도 각각 2.8%, 2.25%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언제든 자유롭게 입출금이 가능하다는 장점 때문에 여전히 수요가 있다. 실제 KB국민은행이 지난 4월 출시한 '모니모 KB매일이자통장'은 출시 전 예약에만 40만명이 몰리며 조기 소진이 예상될 정도로 관심이 높다.

여름휴가를 위한 자금 마련이 필요하다면 목적에 맞는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출이든 적금이든 은행마다 금리와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단기간 자금이 필요하다면 고금리 특판 적금을, 여행 목적이 분명하다면 여행 테마형 제휴적금을, 상환 계획이 확실하다면 조건이 좋은 단기 신용대출을 선택하면 된다.

최연성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