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반도체에 관세 25% 공언
대미수출 1위 품목 車 수출액
관세 현실화땐 18.59% 감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으로 들어오는 자동차와 반도체에 25% 수준의 관세를 물리겠다고 예고하면서 산업계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주최로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Future Investment Initiative) 프라이오리티 서밋' 연설에서 "다음 한달 안에 자동차, 반도체, 의약품, 목재 등에 대해 관세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자동차 관세를 4월 2일쯤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는데, 자동차와 반도체 등에 대한 관세가 그보다 더 빨리 발표될 가능성을 시사한 셈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에 부과되는 관세가 25% 수준이고, 반도체는 25% 이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선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현실화 경우 산업 전반에 후폭풍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무관세로 자동차를 미국에 수출하고 있는 만큼 25% 관세가 부과될 경우 타격이 불가피하다. 자동차는 한국의 대미 최대 수출 품목으로 지난해 수출액은 전년 대비 8% 증가한 347억달러(약 50조원)다.
반도체도 1997년 세계무역기구(WTO)의 정보기술협정(ITA)에 따라 회원국 간 무관세 적용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현재 미국에 수출하는 한국산 반도체에도 관세가 부과되지 않지만, 향후 25% 이상 고율 관세가 적용되면 가격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 지난해 기준 반도체는 한국의 대미 수출 3위 품목으로, 수출액은 106억달러(약 15조원)를 기록했다.
기업은행 경제연구소는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면 연간 총수출액이 약 18.6%(약 64억달러·9조2000억원)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반도체 등은 관세율 인상에도 대미수출 확대를 기대할 수 있는 산업군으로 분석되고 있지만, 글로벌 반도체 산업 전반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업계 영향이 불가피하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보편관세 부과에 따른 대미 수출 감소는 9~13%로 예상되며, 자동차의 경우 6~14%, 반도체는 5~8% 가량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트럼프 정부의 관세 인상시점과 요율 수준 등을 모니터링하면서 맞춤형 대응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삼성, 현대, LG 등 산업계는 산업통상자원부와 대미 통상 대응에 나선 상황이다.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2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삼성 등 9개 민간 연구기관장과 함께 '대미 통상 대응 전략 간담회'를 열고 대응 전략 점검에 나섰다.
이번 회의에서는 정부가 진행 중인 대미 통상 대응 동향을 공유하고, 주요 민간 싱크탱크의 제언을 놓고 의견을 나눴다.
정 본부장은 이날 회의에서 "민간 싱크탱크와 협업을 강화해 대미 대응 전략을 지속적으로 정교히 다듬어 가겠다"며 "향후 정부와 싱크탱크 간 실시간 정보 공유 체계를 강화해 민간이 한목소리로 대미 통상 대응 활동을 긴밀히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대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