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홍채·정맥 등으로 본인확인…자산관리는 로보어드바이저 활용

금융권이 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급변하고 있다.
인터넷·모바일 뱅킹 등 비대면 채널이 활성화되면서 지문·홍채 등 생체인증 기술이 기존 공인인증서를 대체하고 있다. 또한 로봇이 자산관리를 서비스하는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는 24시간 자문, 인건비와 수수료 절감 등을 장점으로 금융권 전반에 확산되고 있다.
◇지문, 홍채, 정맥 등 생체인증 방식 확산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 농협은행, KEB하나은행, 기업은행 시중은행은 본인인증 방식에 지문, 홍채 등 핀테크(Fintech)를 활용한 신(新)기술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지문인증을 거쳐 계좌이체, 상품가입, 대출신청 등 대부분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농협은행도 스마트폰을 활용하면 공인인증서 없이 지문인증만으로 조회, 이체, 금융상품 가입 등 모든 거래를 할 수 있다. 기업은행도 최근 지문인증 서비스를 도입했다.
홍채인증은 좀 더 정교하다. 인증 과정이 매우 복잡해 현재 기술로는 사실상 해킹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류 확률도 낮다. 얼굴 인식은 1000번 중 한 번, 지문 인식은 1만번 중 한 번꼴로 오류 확률이 있지만 홍채인식은 1조번 중 한 번 정도 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권 관계자는 “해킹을 하려면 휴대전화를 우선 훔치고, 서비스 이용자의 홍채가 있어야 한다”며 “납치되지 않는 이상 현재 기술로는 해킹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로그인 후 생체인증 서비스 이용등록만 하면 돼 가입이 편리하다는 장점도 있다. 생체인증 정보가 사용자 스마트폰에만 저장되고 서버에는 인증결과 값을 저장하므로, 생체정보 등 개인 프라이버시가 보호되면서도 안전하고 편리하게 금융거래를 할 수 있다.
이런 탁월한 보안성과 편리성 덕택에 은행권이 홍채인증 기술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은 오는 19일 삼성 갤럭시노트7 출시에 맞춰 홍채인증 서비스를 도입한다. 삼성전자의 모바일 결제 시스템인 ‘삼성페이’에 본인인증 시스템을 적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정맥 기술도 활용되고 있다.
신한은행은 공인인증서를 대체할 생체인증 수단으로 손바닥 정맥인증을 자동화기기(ATM)에 적용해 운영 중이다. 기계에 손가락이나 손바닥을 대면 적외선으로 정맥을 촬영, 보관 중인 정맥 영상 패턴과 비교해 본인임을 확인하는 기술로, 현재 위변조가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면 채널 강화에 로보어드바이저 ‘대세’
고객의 자산관리(WM)가 금융업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은행과 증권가에서는 로보어드바이저 도입이 한창이다.
로보어드바이저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와 퇴직연금 등 주로 WM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24시간 자문, 인건비와 수수료 절감 등 장점을 바탕으로 금융권 전반에 확산되고 있다. 은행이나 증권사 영업점에서 만날 수 있었던 프라이빗뱅커(PB) 자리를 로봇이 대체하고 있는 것이다.
일단 은행권은 ISA 상품에 이를 적용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일임형에서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하고 있으며 우리은행은 신탁형ISA에 로보어드바이저를 도입했다. 또 조만간 일임형에도 관련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최근 일임형 ISA 상품을 출시한 KEB하나은행도 로보어드바이저를 이용한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신한은행은 로보어드바이저 시범서비스인 ‘S로보 플러스’를 지난 4월 출시했으며 조만간 정식 버전도 내놓을 예정이다.
증권사들도 로보어드바이저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지난해 미래에셋대우가 관련 핀테크 스타트업과 협력해 ‘로보어드바이저 글로벌 자산 배분’ 솔루션에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했다. 올해 NH투자증권은 ‘QV로보어카운트’를 선보였고, 현대증권(현대able로보랩), 한국투자증권(한국투자로보랩), 삼성증권(삼성로보어드바이저) 등 증권사들이 잇달아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내놨다.
증권사와 은행이 출시한 각종 로보어드바이저 상품들은 아직 완전한 인공지능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이 있다. 인공지능이 실제 투자 자문과 운용을 직접 맡는 게 아니라 전문 인력의 판단을 한 번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온라인으로 포트폴리오를 짜주고 자산조정(리밸런싱) 등 사후관리까지 해주는 미국 등에서 이뤄지는 서비스에 비하면 아직 초기 단계인 셈이다.
금융위원회는 민간 업체들과 손잡고 이달부터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를 실시할 계획이다.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는 로보어드바이저가 고객에게 직접 서비스 할 수 있도록 유효성, 안정성 등에 대한 테스트를 추진하는 것이다. 로보어드바이저로 자문, 일임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금융회사뿐만 아니라 정보통신(IT)업체 참여도 포함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