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금융투자는 현대해상에 대해 투자의견을 기존 'BUY(매수)'에서 'HOLD(보유)'로 하향 조정했다. 목표주가 역시 기존 4만2800원에서 2만6900원으로 37.14% 낮췄다. 손실확대와 충당금 등으로 올해 배당이 어렵다는 관측에서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20일 보고서를 통해 "금리 하락으로 인한 기타포괄손실 확대와 해약환급금준비금 증가로 인해 올해에는 배당을 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9월말 30bp(1bp=0.01%포인트) 가까이 하락한 국고 10년물 금리와 무저해지 상품에 대한 계리적 가정 강화를 감안하면 연말 K-ICS비율은 150% 내외까지 하락할 것으로 우려되며, 연초 후순위채 발행이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배당이 없어 기존 타겟밸류에이션은 의미가 없어졌다"며 "대형은행들의 주가순자산비율(PBR) 저점 수준인 0.4배를 타겟으로 적용해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을 하향했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원은 내년 이후에도 2~3년간 배당 재개가 어려울 것으로 봤다. 제도 개선(배당가능이익 산출기준 완화)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회계기준이 기존 IFRS4에서 IFRS17으로 바뀌면서 보험사들은 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게 됐다. 이로 인해 기존에 책정한 해약환급금보다 보험부채가 작아 고객에게 돈을 돌려주지 못하는 상황이 만들어 질 수가 있었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 보험사들은 이익잉여금 중 일부를 별도 해약환급금 준비금으로 쌓도록 했다.
해약환급금준비금은 소비자가 계약을 중도에 해지할 경우를 대비해 보험사가 쌓아두는 돈이다. 보험사들은 이를 부채로 인식하고 별도로 적립하고 있으며 이들 준비금은 배당가능이익에서 제외된다.
이 연구원은 "현대해상에 대해 투자의견을 상향하기 위해서는 현대해상의 신계약 수익성의 대폭적 개선을 전제로 해약환급금준비금 및 기타포괄손익 관련 제도가 개선돼야 한다"며 "금리 레벨의 큰 폭 상승 및 한도타절 이상의 실손보험료 인상, 비급여 등 실손보험 보상관련 제도의 획기적 개선 중 최소 한가지 이상의 실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배당관련 부정적 전망에도 불구하고 투자의견 하향이 늦었던 이유는 추진되고 있던 실손보험 및 비급여 관련 제도 개선에 일말의 기대를 걸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최근 불거진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관련 제도가 힘있게 조기에 추진될 가능성은 희박해졌다"고 덧붙였다.
양성모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