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보험연구원, '생성형 AI의 금융서비스 적용과 이슈' 세미나
신은철 카이스트 교수 "AI 추천대로 사람들 행동 변화"…쏠림투자 우려도
불완전판매 책임소재 불분명…데이터 표준화 위한 업계 공동 노력 필요
로보어드바이저가 도입되면서 인공지능(AI)을 통한 자산관리 서비스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AI 추천 자산관리 서비스에도 명과 암이 있다고 조언했다.
AI가 추천하는 대로 많은 사람들이 한쪽 방향에 쏠림 투자를 할 가능성이 우려 요인이다. AI 조언에 따라 대거 투자금을 회수하면서 '뱅크런'처럼 'AI런'이 발생할 여지도 배제할 수 없다.
끝없이 정보를 생산해내는 AI를 적정 선에서 자르고 필요한 정보만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할 인간 관리자의 역할도 커졌다.
신은철 카이스트 교수는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보험연구원에서 열린 '생성형 AI의 금융서비스 적용과 이슈' 세미나에서 "자동차 내비게이션이 안내해주는 대로 운전했는데 목적지가 아닌 논에 도착했다는 일화처럼, 합리적인 사람들이 합리적인 AI의 추천을 받았는데 그 결과가 논으로 가는 문제가 생성형 AI를 금융투자에 적용할 때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이날 개인재무설계사로서의 챗GPT 역할과 기능에 대해 실험경제학 원리를 적용해 발표했다.
신 교수는 "잘 컨트롤된 상황에서 챗GPT가 충분히 개인재무를 설계할 수 있음이 확인됐다"며 "다만 사람들이 AI의 추천을 반영할 때 어떻게 의사결정하고 행동을 결정할 것인지의 문제를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AI가 금융투자 포트폴리오를 추천했을 때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그 방향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특히 금융문해력이 낮은 사람들이 이같은 챗GPT의 개인재무설계 기능에서 수혜를 볼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AI가 추천하는 방향으로 금융시장의 큰 방향이 좌지우지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손재희 보험연구원 실장은 "AI의 추천 포트폴리오가 사람들의 행동을 변화시키는데, 만일 챗GPT의 조언에 따라 사람들이 똑같이 투자했다가 회수했다가 하면 AI가 일으키는 금융 사이클이 발생할 것이고 심할 경우 'AI런'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AI가 추천하는 대로 투자했다가 손실을 입었을 때 책임소재 문제도 우려 요인이다. AI가 제공하는 무한대의 정보 속에서 업무에 필요한 부분만 취사선택하는 지혜도 요구됐다.
황순주 KDI연구위원은 "기존 금융상품이 가진 불완전판매 문제가 AI가 들어오면서 더 확장될 수 있다"며 "영국이나 호주의 경우, 불완전판매까지 예금보험공사에서 보호하는 제도를 최근 도입했는데 우리도 이같은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황 연구위원은 "보험회사가 AI의 추천을 어디까지 책임져야 하는지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보험업과 금융업권에서 생성형 AI를 적용하려면 데이터의 표준화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손 실장은 "보험업에서는 분야별로 굉장히 다른 포맷의 데이터들이 존재하므로 이를 표준화해야 AI 업무에 활용할 수 있다"며 "한 회사가 할 수 없는 부분이므로 업계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현정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