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KT·한국가스공사·수출입은행 등 수요예측 '성황'

우리 기업들이 내놓는 글로벌 본드(외화채권)가 세계 채권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T, 한국가스공사, 수출입은행이 최근 세계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진행한 글로벌 본드 수요예측에서 발행물량의 수 배에 달하는 매수주문을 받아 싼 이자로 자금을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KT는 12일(미국 현지시간) 4억 달러(4590억원) 규모의 글로벌본드 발행에 나섰다.
수요예측 단계에서 전 세계 147개 기관에서 총 35억 달러가 몰렸다. 공모액 대비 8.75배가 넘는 수요가 발생한 것이다.
이에 따라 KT의 10년 만기채권 금리는 처음 제시한 금리보다 0.25%포인트 낮은 연 2.588%로 결정됐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에 연 1.10%포인트를 가산한 수준이다.
한국가스공사는 최근 5년물과 10년물 9억 달러(1조309억원)어치의 채권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240개 기관에서 40억 달러의 주문이 들어왔다.
발행물량의 4.4배의 수요가 몰리면서 5년물, 10년물 발행금리는 각각 연 1.920%, 2.325%에서 결정됐다.
5년물과 10년물 미국 국채금리에 0.9%포인트씩 가산된 수준으로, 특히 10년물의 경우 국내 기업이 발행한 글로벌본드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으로 알려졌다.
작년 7월 한국가스공사가 10년물 글로벌본드 발행 당시 3.52%에서 금리가 결정된 것을 고려하면 1년 사이 1%포인트 이상 낮은 비용으로 조달하는 셈이다.
수출입은행도 지난 5월 25억 달러어치를 발행하는데 총 52억 달러의 기관수요가 몰렸다.
이에 3년물 1.796%, 10년물 2.649% 수준에서 발행금리가 결정됐다.
작년 11월 수출입은행이 10년물 10억 달러어치를 발행하는데 3.28% 수준에서 금리가 결정된 것과 비교하면 반년 사이에 0.6%포인트나 저렴한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한 것이다.
이에 앞서 기아차가 지난 4월 발행한 7억 달러어치의 글로벌 본드에는 100억 달러 규모의 매수 주문이 몰리기도 했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세계 시장에서 한국 우량기업들이 내놓는 외화채권에 수요가 몰리고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유동성이 풍부해진 점이 흥행 요소로 본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KB국민은행, 부산은행, 한국서부발전이 발행을 준비하는 등 금융사와 공기업 등의 외화채권 발행이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국제금융센터 관계자는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결정되면서 주요국들이 통화완화 정책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며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유동성이 한층 풍부해지면서 외화채권 발행금리가 더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의 국가 대외신인도가 향상된 것도 국내 기업들이 발행하는 글로벌본드가 인기를 끄는 요인으로 꼽힌다.
국제금융센터 관계자는 "작년 우리나라의 대외신인도가 높아지면서 평균 AA등급 이상에만 투자하는 글로벌 기관투자가들의 한국물 투자 비중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작년 9월 한국 국가신용등급을 A+에서 AA-로 상향했다. 무디스도 작년 12월 Aa3에서 Aa2로 상향조정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국계 외화채권 발행은 138억 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6.2% 증가했다.


